[단 한 권으로 읽는 논어+역경] 도올 김용옥 역해 / 출판사 통나무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시대를 읽고 호흡하며 대중과 발맞춰 살아온 철학자로 알려진 도올 김용옥의 ‘단 한 권으로 읽는 논어+역경’이 출간됐다. 삶의 아키타입 ‘논어’와 ‘역경’ 두 경전을 이 책 한 권으로 마음에 새길 수 있다는 평을 받은 책으로 성의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대중을 위한 한국 동양학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예정이다. 

논어와 역경은 인류사에서 가장 오래되고 대중들에게 읽혀온 경전으로 논어를 삶 그 자체로, 역경은 사유의 근원으로 여겨왔다. 한국인의 삶 속에 투영된 논어와 역경의 가치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저자 도올은 그간 논어와 역경을 오랜 시간 동안 강의해 왔다. 논어는 지난 2000년 10월부터 64회에 걸쳐 KBS1 지상파에서 황금 시간대에 방영되었고, 역경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유튜브 '도올 TV'에서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논어와 역경은 역사적으로 공자와 관련이 있는 유교의 핵심 경전으로 여겨져 왔다. 예수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고 기독교가 이스라엘종교가 아니듯 공자 또한 중국 사람이 아니고 고조선 영향권에 있었던 노나라라는 작은 제후국 인물이다. 유교 또한 교단에 예속되는 종교가 아닌 한국인의 도덕적 심성의 바탕이 되는 인류 보편적 상식인 철학이다. 

저자 도올은 역경을 강의하면서 역이 결코 점의 체계가 아니라는 것을 소상하게 밝혀왔다. 주역은 점이 아니라 물음이며 그 물음은 삶의 철학 그 자체라고 알렸다. 그런 의미에서 역과 어는 떼어놓을 수 없는 유학의 양면이요, 우리 삶을 반영한 자체라고 강조한다. 어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당면할 수밖에 없는 모든 삶의 상황이고, 역은 그 상황을 야기시키고 있는 논리로 음과 양이라는 지극히 단순하고도 복잡한 심벌리즘에 의해 설명하고 있는 체계라고 짚어 준다. 따라서 논어는 인간의 삶이요, 역경은 사유의 근원이라고 추려 내면서 유교는 역의 논리 때문에 현실에 머물렀고 종교화 되지 않은 고유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책에서는 4세기에 걸친 주석을 다시 내면화시켜 소화된 언어로 독자들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버전으로 재교정했다. 원전과 번역이 친절한 우리말 녹음과 더불어 알기쉽게 독자에게 제시했다는 점 또한 눈여겨 볼만한 점이다. 특히 논어에 나오는 주요한 인명, 지명, 나라이름, 역사적 군주나 인물, 공자제자들과 같은 고유명사와 추상명사가 세밀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 설명 방식의 객관적 사실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논어를 읽는 데 쉽게 이해되는 방식으로 해설했다. 

여기에 이례적으로 ‘공자연표’가 추가되어 연대를 추론하기 힘든 공자의 바이오그라피로 그의 생애와 사상을 더 깊게 전관할 수 있도록 도왔다. 

도올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공부를 한다’라고 한다면 고전을 공부하지 않을 수 없다. 고전의 바탕이 없는 학문은 학문이 아니다. 한국역사나 문학이나 철학이나 예술을 공부하려 해도 반드시 논어와 역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필로로지와 힐포소피의 근본이다. 이 간결한 책은 서양의 성경에 비유될 수 있지만 그 내용은 서양성경의 협애한 신앙체계에 비교될 수 없는 광대한 정신세계를 소요한다. 공자는 나를 믿으라 나를 따르라 라는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스승으로서 삶의 도리를 보여주었을 뿐이다. 역도 전이 아니라 삶의 물음으로 이어진다” 고 밝혔다.

책은 논어와 역경에 대한 도올 김용옥의 최종 에디션으로 여기면 된다. 하버드대학에서 주역과 관계된 왕부지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래 논어와 역경에 관한 최근 연구 결과를 총망라한 결과물이다. 

저자의 또 다른 저서로는 ‘우린 너무 몰랐다’  ‘계림수필’ ‘기독교 성서의 이해’ ‘나는 예수입니다’ ‘도올의 마가복음 강해’ ‘요한복음 강해’ ‘난세일기’ ‘큐복음서’ ‘도올주역강해’ ‘도올의 로마서 강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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