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아시안컵 한국 무득점 경기 기록·영상 보니 유효슈팅 0개 경기 없어 '대체로 사실'
단 1964·1972·1984년 아시안컵 대회는 유효슈팅 여부 확인 불가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뉴시스]

[검증 대상]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지난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가 아시안컵을 1956년 1회 대회 때부터 도전했다"며 "정말 이 긴 세월 동안 아시안컵 역사의 본선 도전 역사에서 유효슈팅을 때리지 못한 게 이번(요르단전)이 처음"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본지는 역대 아시안컵 유효슈팅 기록 통계 및 역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아시안컵 무득점 경기 영상을 시청해 진위를 알아봤다. 

[검증 방법]
- 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 통계 참조 
- 옵타(Opta) 홈페이지 '유효슈팅' 정의 참조 
- 대한축구협회(KFA) 홈페이지 역대 아시안컵 기록 참조 
- 2007 동남아 4개국 아시안컵 이라크·이란전 경기 영상 시청 
- 2004 중국 아시안컵 요르단전 경기 영상 시청
- 2000 레바논 아시안컵 쿠웨이트전 경기 영상 시청
- 1996 UAE 아시안컵 쿠웨이트전 경기 영상 시청
- 1988 카타르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전 경기 영상 시청
- 1980 쿠웨이트 아시안컵 쿠웨이트전 경기 영상 시청 
- 축구계 익명 관계자 인터뷰 
- KFA 통합경기정보 시스템 참조 

[검증 내용]

역대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무득점에 그친 경기의 유효슈팅 여부 확인 표. [박철호 기자]
역대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무득점에 그친 경기의 유효슈팅 여부 확인 표. [박철호 기자]

2023 카타르 아시안컵과 직전 대회인 2019 UAE 아시안컵의 기록은 AFC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확인 결과 두 대회에서 대한민국이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경기는 지난 7일 요르단전이 유일하다. 

문제는 2019 아시안컵 이전 대회의 유효슈팅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AFC뿐만 아니라 KFA 홈페이지 내 역대 아시안컵 기록에도 유효슈팅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본지는 역대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무득점을 기록한 경기 영상을 시청해 직접 유효슈팅을 집계하는 방식으로 박 위원의 발언을 검증했다. 

우선 축구 팀이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않고 득점할 수 있는 방법은 상대 팀이 자책골을 넣는 수밖에 없다. 본지 확인 결과 역대 아시안컵에서 상대 팀의 자책골이 한국의 유일한 득점인 경기는 없다. 따라서 한국이 무득점을 기록한 경기의 유효슈팅 여부를 확인하면 박 위원의 발언을 검증할 수 있다. 

KFA 홈페이지 내 역대 아시안컵 기록을 보면 한국은 총 14번의 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전 ▲2019 UAE 아시안컵 카타르전 ▲2007 동남아 4개국 아시안컵 이라크·이란전 ▲2004 중국 아시안컵 요르단전 ▲2000 레바논 아시안컵 쿠웨이트전 ▲1996 UAE 아시안컵 쿠웨이트전 ▲1988 카타르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전 ▲1984 싱가포르 아시안컵 쿠웨이트·시리아·카타르전 ▲1972 태국 아시안컵 이라크전 ▲1964 이스라엘 아시안컵 인도전이다. 이와 관련 한국의 아시안컵 무득점 경기 영상은 대체로 유튜브 채널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우선 본지는 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옵타(Opta)가 정의한 '유효슈팅'의 기준에 따라 한국의 유효슈팅 여부를 확인했다. 옵타에 따르면 유효슈팅(Shots on target)은 득점에 성공했거나, 골키퍼(혹은 최후방 수비수)가 막지 않았다면 골대 안을 들어가는 슈팅을 의미한다. 이렇다 보니 데굴데굴 구르는 약한 슈팅도 골대 안으로만 향한다면 유효슈팅으로 기록된다. 반면 강력한 슈팅이라도 골대를 맞고 나오는 경우 유효슈팅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본지 확인 결과 1988 카타르 아시안컵부터 2007 동남아 4개국 아시안컵까지 한국이 무득점에 그친 경기 중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경기는 없었다. 2007 동남아 4개국 아시안컵 이라크전의 경우 전반 20분 조재진 선수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라크 골키퍼가 선방했다. 같은 대회 요르단전의 경우 전반 23분 김상식 선수의 아크서클 부근 중거리 슈팅이 이천수 선수의 발에 맞고 굴절돼 요르단 골키퍼의 선방으로 이어졌다. 

2004 중국 아시안컵 요르단전의 경우 전반 22분 안정환 선수의 페널티 박스 부근 중거리 슈팅이 요르단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2000 레바논 아시안컵 쿠웨이트전의 경우 전반 32분 이동국 선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헤딩슛을 했으나 쿠웨이트 골키퍼가 선방했다.

1996 UAE 아시안컵 쿠웨이트전의 경우 전반 11분 고(故) 유상철 선수가 페널티 박스 부근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1988 카타르 아시안컵 사우디전의 경우 전반 11분 김주성 선수의 페널티 박스 안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아울러 1980 쿠웨이트 아시안컵 쿠웨이트전의 경우 전반 13분가량 장외룡 선수가 좌측 페널티 박스 앞에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문제는 1984 싱가포르 아시안컵의 쿠웨이트·시리아·요르단전과 1972 태국 아시안컵 이라크전, 1964 이스라엘 아시안컵 인도전은 경기 영상이 없어 유효슈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본지는 KFA가 과거 A매치의 경기 세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해 봤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지난 21일 본지와의 취재에서 "국가대표 관련 기록은 KFA 통합경기정보 시스템에 게시된 자료가 전부"라고 말했다. 

KFA 통합경기정보 시스템은 KFA 통합회원으로 가입하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는 홈페이지다. 이에 본지가 KFA 통합경기정보 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이전 아시안컵 대회의 유효슈팅 기록은 없었다. 따라서 일반이 확인 가능한 경기에 한해서 한국이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아시안컵 경기는 지난 7일 요르단전이 유일하다. 

[검증 결과]
AFC 홈페이지 내 유효슈팅 기록 및 역대 한국의 아시안컵 무득점 경기 영상을 확인한 결과 한국이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경기는 지난 7일 요르단전이 유일하다. 다만 1984 싱가포르 아시안컵·1972 태국 아시안컵·1964 이스라엘 아시안컵은 유효슈팅 기록과 경기 영상 모두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박 위원의 발언은 확인이 가능한 선에서 사실인 만큼 '대체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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