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34.6%↓…신재생에너지는 최대 실적
목표가 줄하향…“1분기 태양광‧케미칼 부문 실적 저조”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한화솔루션 주가가 급락했다. 올 상반기까지 화학과 태양광 부문 모두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증권가의 어두운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화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2400원(8.19%) 내린 2만6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한 한화솔루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18% 넘게 하락했다.

전날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3조2887억 원, 영업이익 604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6%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은 40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8%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 증가한 3조8697억 원을 기록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매출 6조6159억 원, 영업이익 56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8%, 62.3%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케미칼 부문은 매출이 전년보다 13.7% 감소한 5조974억 원, 영업이익이 89.9% 줄어든 5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부진은 올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올해 1분기도 태양광 및 케미칼 부문의 실적이 저조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며 한화솔루션의 목표가를 일제히 낮춰 잡았다.

중장기 성장 전략 긍정적…단기 업황‧금융비용 증가 우려도

하나증권은 한화솔루션에 대해 글로벌 태양광 모듈의 재고 부담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3만40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669억 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케미칼·첨단소재는 정기보수 영향 종료와 성수기 효과 등으로 개선되지만, 태양광은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중장기 성장 전략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증설과 수직계열화 노력 등 중장기 성장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단기 업황과 금융비용 증가는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유럽·미국의 지난해 태양광 모듈 재고는 140GW로, 설치량 80GW를 감안한 재고일수는 1.5년에 달한다. 이 중 미국의 재고는 45GW, 재고일수는 1.2년이다. 윤 연구원은 “이는 올해 6월 이후 중국산 모듈에 대한 동남아 우회 관세 부활에 따른 선제적 재고 확보 영향으로, 설치 수요와 모듈 구매 수요를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는 이유”라면서 “금융비용이 2021년 1300억 원, 2022년 1700억 원, 2023년 3200억 원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적자전환…연간 실적 눈높이 하향 조정 불가피”

신한투자증권은 신재생에너지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을 반영해 한화솔루션의 목표가를 기존 5만 원에서 3만6000원으로 28% 하향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어닝쇼크와 부진한 태양광 가이던스 제시로 전일 주가는 11% 급락했다”며 “단기 실적 우려로 급격한 펀더멘탈 회복은 어려우나 북미 태양광 수요 성장 속 한화솔루션의 높은 경쟁력을 감안할 경우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케미칼 부진 속 태양광 산업과 관련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 유효한 성장성에도 연간 실적 눈높이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부진이 예상된다며 한화솔루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1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35% 내렸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높은 글로벌 재고 수준과 중국 태양광 수출량 증가로 인해 기존 실적 전망 경로로 복귀할 가능성은 낮다”며 “이에 따라 올해 전망치 또한 1조3000억 원에서 4500억 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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