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력시대] 저자 제레미 리프킨 / 번역 안진환 / 출판사 민음사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지구 이상기온에 따른 신종 바이러스 출현과 자연계의 파멸은 ‘진보’의 시대에서 ‘회복력’의 시대로의 중심축 이동을 부추겼다. 위기의 인류는 대혼란의 시대를 거치면서 산업 발전을 이끈 진보의 시대를 해체시켰고  새로운 회복력의 시대를 열고 있다. 

10여 년의 인고의 시간을 거쳐 집필된 저자 제레미 리프킨의 신간 ‘회복력의 시대’에서는 글로벌 경제와 사회, 거버넌스 혁신, 기후변화 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심도 있게 담았다. 

저자는 책에서 진보의 시대를 통해 수치화된 효율성을 파악해 시간을 조직하는 최적 표준을 제시했고, 그로 인해 인간은 사회의 풍요를 양상 시켜야 한다는 목표하에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천연자원을 수탈화해 가는 과정을 거친다고 밝혔다. 자원을 상품화시키는 과정을 거쳐 소비를 최적화시키기 위한 끊임없는 탐구에 몰두할수록 자연이 고갈되고 파멸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한탄했다. 

더불어 저자는 중앙 집중형 가치사슬에서 분산형 가치사슬로, 거대 복합 기업에서 유동적인 공유형 블록체인을 형성한 첨단기술형 중소기업으로, 지식재산권에서 오픈소스 지식 공유형 사회로 이전되는 양상을 지켜보면서 새롭게 부상하는 회복력 시대에 부응하는 담대한 청사진을 독자에게 참신하게 제시했다. 

특히 책에서 인상 깊은 점은 인류를 차가운 이성 대신 따뜻하게 공감을 나누는 생명 공동체로 표현한 부분이다. 인간이 화학연료에 의존하면서 일으킨 기후변화가 대멸종으로 이끌었다는 경고 속에서도 인류가 동료 생물의 삶의 과정과 패턴의 흐름을 좌우하는 존재임을 각인시켰다. 덧붙여 저자는 인간 종이 다른 생물종과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야누스적인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알렸다. 자연계를 약탈시키고 망치면서도 자연을 치유할 수 있는 주체라고 밝혔다. 

이어 저자는 인류를 신경 회로에 공감 충동이라는 특별한 자질이 연결된 축복받은 종이라고 단정 지으면서 공감 충동으로 인해 자연은 진화하고 후퇴하며 다시 부상하기를 반복할 수 있다고 알렸다.

총 4장으로 이뤄진 책에서는 효율성과 엔트로피의 변증법적인 관계에 대한 서술을 시작으로 테일러주의와 열역학법칙과의 상관관계를 밝혀 자연의 자본과 현실 세계의 상황을 독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했다. 2부의 지구의 자산화와 노동력의 빈곤화에서는 지금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클로저 속 대혼란의 시기에 자본주의의 딜레마를 밝혀 지구의 권력이 약탈되어 가는 과정을 그렸다. 3부에서는 지구 진화의 재고 과정 속에서 과학적 방법을 넘어 복합 적응형 사회 생태 시스템을 모델링하는 해법을 제시했다. 이 책의 핵심인 4장에서는 회복력 혁명의 인프라가 생태 지역 거버넌스를 부상시키고 분산형 동료 시민정치로 대체되는 대의민주주의로 이행되어 간다고 알렸다.  

한편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자본주의 체제와 인간의 생활 방식, 현대과학기술의 피해등을 날카롭게 비판해 온 저자는 세계적인 행동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제학과 터프츠 대학의 플레처 법과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연구해 오면서 과학 기술의 변화가 경제, 노동, 사회,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꾸준히 집필 활동을 해왔다. 저자의 이름을 제대로 알린 책이 바로 책 ‘엔트로피’다. 기계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현대문명을 비판하고 에너지의 낭비가 가져올 재앙을 경고한 신개념의 제시를 통해 미래를 전망하고 호소력 있게 현실을 비판해 왔다. 

저자의 또 다른 저서로는 ‘생명권 정치학’, ‘바이오테크 시대’, ‘소유의 종말’, ‘육식의 종말’ 등이 있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팀 마샬의 ‘지리의 힘’, 저자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저자 김지혜의 ‘선량한 차별주의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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