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되는 세계] 저자 앨런 말라흐 / 역자 김현정 / 출판사 사이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확장에서 축소로 이완되는 세계 이슈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한 신간이 출간 됐다. 바로 저자 앨런 말라흐의 책 ‘축소되는 세계’다. 책에서는 위대한 성장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축소된 파이의 형태로 부피를 줄이면서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을 띤다고 꼬집는다.

인구든, 경제든, 도시든, 미래든 ‘성장’의 시대가 소멸되고 ‘축소’의 시대에 적응하는 미래의 삶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인구 감소에서 시작된 전 세계 각국의 축소 현황을 담은 리얼한 현장 보고서를 작성했다. 

책에서는 도시 계획 전문가로 30여 년의 세월을 지켜보면서 인구 감소 상황에서 주택 공급과 경제 개발, 도시 재활성화 문제를 들여다본다. 특히 저자는 전 세계 국가의 축소 현황과 현재의 인구 감소 추세를 읽어 2050년 세계와 경제의 양상을 예측했다. 

특히 저자는 출산율이 한 번 급감한 나라는 다시 회복하기가 힘들며, 현재 인구가 감소하는 국가는 앞으로도 감소하는 추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런 축소 국가의 선두에 있는 나라 중에 한국과 일본을 언급했다. 반면 미국은 인구가 감소함에도 현재 15~30세대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나라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2050년까지 경제적 강자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킬 수 있다고 알렸다. 결국 인구 감소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닌 관리해야 하는 문제라고 결론을 도출했다. 

덧붙여 저자는 서유럽과 동유럽 , 인도, 아프리카 등 전 세계 곳곳의 인구 감소 현황과 그로 인한 공간적 불평등과 경제적 쇠퇴 등의 문제를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치화한 자료로 독자의 공감을 샀다. 덧붙여 축소된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서 비롯된 승자와 패자 간 격차를 살피면서 결국은 인구 감소로 인해 불평등이 초래된다고 결론을 이끌어냈다.

인구 감소에서 시작된 주택 수요 감소와 그로 인한 주택 시장의 붕괴,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소비와 생산의 감소는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져 자본 투자 감소를 낳고 전 세계 경제 쇠퇴와 글로벌 교역의 감소로 이어져 자본주의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파격적인  결론을 이끌어기도 했다. 

오는 2050년에는 전 세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2070년에는 전 세계 총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해 늘어나는 빈집과 주택 과잉의 시대로 인해 부동산 시장은 사실상 제 기능을 멈추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다고 단언했다.

또한 수십 년 동안 중산층이 거주하는 도시에서 빈집이 늘어나 도시가 황무지화 되고, 이로 인해 제조업이 붕괴되면서 심각한 인구 감소를 부축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줄어든 인구로 재원이 부족해지면서 파이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게 되면 큰 우위를 점령하고 있는 집단에서 더 많은 가용 자원을 비축해 감에 따라 성장의 편향성은 더 확연하게 차이를 드러낸다고 알렸다. 결국 쟁취하고자 하는 성장 역시 부스러기 형태로 경쟁을 과열시키는 양상을 초래한다고 꼬집었다. 

1980년대 ‘축소 도시’가 등장했다면 21세기에는 ‘축소 세계’로 이완되는 양상을 띠면서 인구 감소로 인한 축소 도시가 늘어나 국가 자체도 축소되면서 점점 더 위축되는 형태를 띤다고 말했다. 

결국 축소되는 지구의 숙명적 삶 속에서 인류는 지금 것 여겼던 방식과는 다른 사고방식으로 삶을 지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자는 인구와 GDP의 성장 추세가 인류의 정상 상태로 여겼던 방식에서 점점 더 작아지는 국가와 도시의 양상이 실패가 아닌 미래 경로라는 새로운 관점을 수용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책은 축소되는 인구, 축소되는 국가, 축소되는 세계 속에서 점차 줄어드는 인구 파장이 현재를 살아가는 인류의 삶에 어떤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키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부각하고 이에 철저히 대비하는 자세를 점검하게 만들었다. 

인구 감소에서 비롯된 전 세계 각국의 축소 현황을 담은 리얼한 현장 보고서를 통해 먼 미래 인류의 모습을 점쳐 보면서 현시점의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도시 계획 전문가로 알려진 저자 앨런 말라흐는 예일대를 졸업하고 뉴저지 트렌턴의 주택 및 경제 개발 책임자로 역임,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근무했다. 현재 중국 난징 동남대의 도시 계획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럿커스 대학과 프랫 연구소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김지혜의 ‘선량한 차별주의자’, 저자 팀 마샬의 ‘지리의 힘’, 저자 이승헌의 ‘신인류가 온다’, 저자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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