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영업익 기대치 밑돌아…상반기도 실적 둔화 전망
SK온 수익성 악화 예상…증권가 눈높이 하향 조정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전경 [뉴시스]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전경 [뉴시스]

SK이노베이션 주가 향방이 어둡다.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SK온 눈높이 하향 조정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배터리 수요 성장세 둔화에 상반기까지 SK온의 적자폭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주가 상승 여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고평가손실‧ 정제마진 하락에 실적 부진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77조2885억 원, 영업이익 1조903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51.4%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9조5293억 원, 영업이익은 72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8%(3598억 원), 95.3%(1조4905억 원)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액은 3926억 원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대폭 하회했다고 평가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전망치인 3102억 원을 77% 하회했다”며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과 역래깅 효과 영향으로 석유, 화학, 윤활유 모두 감익됐다”고 설명했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도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과 정제마진 하락 탓에 정유부문 영업이익이 –1652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감익했다”고 분석했다.

올해도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영업 환경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등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1분기 SK온 적자 폭 확대 예상연간이익 감소 전망

유안타증권은 27일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상반기 배터리 판매량 조정에 따른 손익후퇴를 점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29만 원에서 24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유안타증권이 제시한 올해 SK이노베이션의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 줄어든 1조8000억 원이다. 특히 상반기에만 판매량이 전년 하반기 대비 3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배터리 거래처 변경 및 주요 자동차업체 재고조정 영향으로 생산설비 조정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신규 증설에 따른 고정비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라며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배터리 영업손익은 7023억 원 적자로 일시적으로 후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올해 1분기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5% 줄어든 3197억 원으로 추정하면서, 현재 전망치(6160억 원)를 크게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목표가도 기존 18만 원에서 16만 원으로 하향했다. 윤 연구원은 “상반기 SK온의 실적 둔화 가능성에 따른 연간 이익 추정치 하향이 불가피하다”며 “정유와 화학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SK온은 적자 폭이 다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도 최근 SK이노베이션 목표가를 25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내려 잡았다. 배터리 수익성 부진 지속으로 SK온의 연간 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함에 따라 목표주가를 하향했다는 설명이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하락, 헝가리와 중국 내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초기비용 발생 등이 불가피해 SK온의 예상 영업이익은 –1847억 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메리츠증권은 SK온의 영업환경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17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낮췄다. 또한 최근 SK이노베이션이 발표한 자사주 소각 등 정책보다 근본적인 이익 체력 정상화 및 뚜렷한 재무건전성 개선이 우선이라고 봤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온의 불리한 영업환경·수익성 부진 장기화, 기존 사업부문의 뚜렷한 업황 개선 여부 미지수, 재무 건전성 악화 장기화 우려에 지속가능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지속된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들 대비 상대적 주가 매력도는 낮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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