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민주당이 난리다. 이재명 대표의 사심공천을 두고 하는 말이다. 찐명은 무조건 살리고 친명도 살리고 LTE급 친명도 살리고 심지어 묻지마식 친명도 살리면서 적은 가차없다. 냉혈인이라는 말이 여의도에 회자되고 있다. 지근거리에 있는 사람들도 두려움을 느낄정도이니 반대편에 있는 공천 희망자들의 마음이야 어떨까.

여의도 참새들은 이재명 대표가 당을 말아먹고 있다며 국밥정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김건희 여사를 공격하면서 그에 버금가는 측근인사가 공천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비아냥마저 들린다. 이재명식 공천을 자세히 보면 할 만큼 한 사람, 문제가 있는 사람, 경쟁자인 사람들을 쳐낸다는 점에서 일리가 있다는 일부 민주당 인사들의 지적도 있다.

그런데 정치는 타이밍이다. 순차적으로 단계적으로 공천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칼에 베어버리니 뒷말이 안나올 수 없다. 현재로선 경선중이건 검토중인 지역에 친문과 비명계 인사의 공천을 받기는 하늘의 별따기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70석 이상을 가져가고 민주당이 80석을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과연 이재명 대표는 탈출구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선거 막판 던지는 2선 후퇴와 총선 불출마는 의미가 없다. 그리고 이 대표를 보면 그럴 생각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당대표 재도전후 대권 직행이 그의 최종 목표인 듯하다.

국민의힘에서는 우리가 이명박 박근혜 때 친박 살생부, 친이 살생부로 총선에서 망한 것을 알면서도 저렇게 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의문을 품을 정도다. 당이 망해도 자신만 살면 된다는 사고로 총선에 임할 경우 결과는 명약관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조심스럽다. 뜨거운 불판에 고기를 굽는 마음으로 공천을 하고 있다. 물론 공천 후반전에 돌입하면서 친윤.친한 등 정권 복무자들을 단수공천하고 있지만 부자 몸조심하듯 하고 있다. 국밥 정치와는 달리 고기굽는 정치는 상대를 배려할 수밖에 없다. 고기 굽는 집게는 늘 을이나 부하직원이 잡는 이유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이대로라면 민주당 참패, 국민의힘 압승이다. 그러나 아직 선거는 한달하고 10일이나 남았다. 변수가 즐비하다. 여야 대진표가 완성되면 현역 물갈이론 차원에서 민주당이 앞설 것이고 국민의힘 용산발 공천 명단도 확정되면서 결국 측근들을 여야 모두 챙겼다는 평이 나올 것이다.

승리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국민들을 위한 공천보다는 여야 모두 사심공천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포장만 다를 뿐 속내는 다 까맣다.

그렇다고 제3신당의 미래가 밝지도 않다. 조국신당, 이낙연 신당, 이준석 신당도 양당의 박빙의 선거로 전환되면 표 쏠림 현상으로 나자빠질 공산이 높다. 위성정당을 포함해 제3신당도 자신들의 금뱃지를 달기위한 수단으로 활용할려는 의혹도 든다. 결국 위성정당이나 여야를 탈당해 만든 보수.진보 정당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것은 더 제3지대 힘을 잃게 한다.

결국 유권자가 현명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피곤하지만 대한민국에 태어난 이상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피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어차피 있는 사람들끼리 싸움이다. 선거가 유일하게 못 가진자들, 을에 처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을 가진자들과 동격으로 만드는 몇 안되는 제도다. 다시 한번 국민들의 현명한 한표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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