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410 22대 총선이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총선 승리를 위한 여야의 피 말리는 수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여야는 쟁점 이슈에 따라 민심이 요동칠 수 있는 만큼 정국 이슈가 각자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 행보가 관권선거 공방의 중심에 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민생 올인정책 행보가 총선 막판 중도층 표심을 흔들 변수가 될 수 있을까.

민생토론회장에서 발언하는 윤 대통령. 뉴시스
민생토론회장에서 발언하는 윤 대통령. 뉴시스

- 22대 총선 목전, 민생토론회내건 광폭 행보에 선거판 들썩
- 여당은 민생 정당이미지 구축에 적극 활용, 야당은 불법선거운동발끈

여야가 22대 총선을 앞두고 치열한 민심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윤 대통령이 민생 토론회를 내걸고 전국을 투어하며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통해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관련 정책 추진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힘을 싣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민생챙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집중 부각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윤 대통령이 총선용 정책을 남발하며 사실상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정책 행보가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잠재우고 중도층의 여당 지지 효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윤통 14일부터 지역 돌며 민생토론’, 각종정책 쏟아내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토론회라는 이름을 내걸고 새해 정부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부처별로 한 업무보고와 달리 올해 정부 업무보고는 민생 주제별 다양한 현장에서 대통령이 국민, 전문가들과 만나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생토론회는 226일 충남 서산비행장에서 진행된 민생토론회를 포함해 지금까지 15번 진행됐다. 민생토론회는 부산, 울산, 경남 창원, 대전, 충남 서산 등 지방 곳곳에서도 개최됐고 금융, 과학, 원전, 중소기업소상공인, 늘봄학교, 의료개혁, 토지 규제 개선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들도 쏟아져 나왔다.

윤 대통령은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개최됐던 첫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앞으로 이어질 새해 업무보고 역시 종례와 같이 부처 중심으로 할 것이 아니라 부처 칸막이를 전부 없애고, 국민들이 관심 가질 수 있는 과제별, 주제별로 전국 곳곳의 민생 현장을 찾아서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토론하는 자리로서, 또 함께 고민하는 자리로서, 또 함께 해법을 결정하는 자리로 이렇게 만들어 가겠다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답을 내는 정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민생토론회의 성과를 부각하며 민심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민생토론회에서 제기된 이슈들을 띄우며 자신들이 민생 해결정당임을 부각하고 있다.

국민의힘 송석준 정책위부의장은 최근 열린 원내대책회에서 10차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통해서 여러 가지 과도한 규제 등이 우리 서민경제를 얽어매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찾아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가 있다각종 규제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서 지금 법률은 야당의 비협조로 안 되고 있지만, 우리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또는 각종 지침 이런 행정, 규정 개선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것은 계속 개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부의장은 서민경제가 받는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 국민의힘에서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바로 이렇게 어려운 길에 우리 민생을 회복해 우리 함께 가면 새로운 길이 되고, 또 함께하면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2월 27일 기자회견에서 전날 서산비행장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 대해 대통령께서 지역 현안에 대한 속도감 있는 추진 의사를 표명했다충남 현안을 총망라해 논의해 의미 있는 성과를 많이 거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관권선거라고 공세 펴는 서영교 위원장, 뉴시스
관권선거라고 공세 펴는 서영교 위원장, 뉴시스

민주 윤 대통령 전국돌며 불법선거운동, 중단해야

하지만 윤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를 바라보는 야당의 속내는 편치가 않다. 총선이 목전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쏟아내고 있는 각종 정책 공세가 민심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통해 확인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사그라든다면 민주당으로서는 힘든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행위를 불법선거운동으로 규정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을 요구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근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질문을 피해서 기자회견도 열지 못하면서 불법적인 선거운동으로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다사실상 이 부분에 대해서 선관위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 역시 선출직이지만 동일한 공무원의 법적 구속을 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선거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행위는 절제하고 자제하는 것이 필요한데, 한순간에 관권선거 문화를 지금 확산시키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 나라 살림은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선심성 공약만 쏟아내고 있다민생과 경제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고 총선 승리에만 정신이 쏠려 있는 것 같다. 윤 대통령도 관권선거 시도는 즉각 중단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이개호 정책위의장도 같은 회의에서 집권 2년 동안 민생은 나몰라라하고 한 달에 1번 꼴로 해외출장을 다니던 윤 대통령, 그런데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벼락치기 민생간담회를 하면서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이 정도면 총선용 정권 홍보쇼’, 더 나아가서는 그냥 본인 만족용쇼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날을 세웠다.

시민단체에서도 윤 대통령의 총선 개입이라며 비판 목소리를 냈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27일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전국을 돌며 각종 선심성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누가 봐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를 가진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를 가장한 총선 개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의 광폭 행보, 총선 민심 움직일까

이 같은 논란 속에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를 통한 정책 행보가 총선을 앞둔 민심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22022일 전국 성인남녀 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34%, 부정평가는 58%로 집계됐다.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인 23주차(21315)보다 1%포인트(p) 상승했다. 부정 평가는 변동 없이 그대로였다.

긍정평가는 12주 차 조사 이후 3주 연속 하락하면서 21주 차 조사에서는 29%까지 떨어졌었으나 2주 연속 반등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통시장 찾은 윤 대통령. 뉴시스
전통시장 찾은 윤 대통령. 뉴시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최근 한 방송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 흐름에 대해 이게 민심의 소통 속에서 나온 결과냐. 아니면 지금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계속하고 있지 않나라며 이런 효과들이 결국은 반영된 부분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나아가서 이제는 뉴스에서 정당이 모든 걸 좌우하고 선거가 가까워오니까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관련해서는 별로 큰 관심이 없어지는 단계가 왔다지금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냐 이재명 민주당 대표냐 아니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냐, 모든 정치의 어젠다가 결국은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흘러가는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가 지난번보다는 나름대로 상승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한 부분들이 있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후보로 경기 수원정에 출마하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계속 민생토론회 주재를 해왔다. 이것도 일정하게 효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나라는 질문에 , 뭐 없지 않을 거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으로만 끝나면 안 된다. 사실은 여당에서 이걸 어떻게 구현할 거냐, 특히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걸 구현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이런 것들을 제시하실 수가 있으면 현저한 도움이 될 거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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