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임종석, 이낙연과 회동 후 돌연 잔류 시사 
'포스트 이재명' 노리고 8월 전당대회 도전한다는 전망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매직짐 휘트니스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하는 중, 화면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공천 관련 기자회견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매직짐 휘트니스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하는 중, 화면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공천 관련 기자회견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명문(이재명·문재인) 갈등의 뇌관으로 지목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더불어민주당 잔류를 시사했다. 그간 임 전 실장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함께 민주당 외곽에서 '친문연대'를 결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렇다 보니 새로운 미래 측은 임 전 실장의 급선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임 전 실장의 목적지가 22대 총선이 아닌 오는 8월 전당대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 전 실장은 4일 자신의 SNS에 민주당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배제(컷오프) 결정을 두고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임 전 실장이 민주당 잔류로 행선지를 급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중·성동갑 컷오프 결정에 반발하며 민주당 지도부에 공천 재심을 요청한 바 있다. 그 뒤 임 전 실장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민주당 지도부가) 심야 최고위원회를 열었는데 임종석의 (재심) 요구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임 전 실장이 민주당을 탈당해 이 공동대표 측의 새로운미래와 '친문연대'를 결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현재 이 공동대표는 민주당 탈당을 시사한 '친문 좌장' 홍영표 민주당 의원과 지난달 28일 민주당을 탈당한 설훈 무소속 의원과 함께 '민주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연대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임 전 실장도 지난 2일 이 공동대표와 서울 모처에서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문연대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이렇다 보니 새로운미래 측은 임 전 실장의 돌연 잔류를 시사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공동대표의 최측근인 이석현 새로운미래 고문은 4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어제(2일) 저녁 7시에 이 공동대표가 임 전 실장한테 전화했을 때도 탈당하겠다고 약속을 했다"며 "그랬는데 오늘 아침에 (임 전 실장이) 전화를 안 받는다"며 임 전 실장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 공동대표도 4일 책임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민주 세력의 확산을 위해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길을 넓히려 많이 노력했지만 이젠 더 이상 좌고우면할 수 없다. 직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임 전 실장이 22대 총선 출마를 포기하고 민주당의 오는 8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당권 투쟁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어떻게든 간에 여러 가지 이유로 (대표직이) 유지되기 어려우니까 그때를 노리겠다는 생각인가"라고 주장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임 전 실장이나 홍 의원은 어떤 경우에도 민주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분들은 당에 남아서 개혁과 혁신을 계속 요구할 것이고, 차기 전당대회에서 무엇을 도모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임 전 실장이 중·성동갑에 전략 공천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선거운동을 도울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앞서 전 전 위원장은 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임 전 실장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와 관련 장 소장은 "(임 전 실장은) '내가 억울하게 공천 못 받았지만 난 당을 위해서, 우리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내가 이렇게 헌신하고 열심히 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8월 전당대회 나가서 지도부에 출마하는 데에서도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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