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조국 5일 손 맞잡고 '尹 정권 심판' 연대 시사
한동훈 "국민에게 대단히 해로운 결합"
녹색정의당 "조국과의 연대는 국민에 대한 명백한 배신"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5일 국회 본청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만났다. 두 대표는 이날 한목소리로 정권 심판을 강조했다. 이에 정치권은 두 대표의 만남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맞잡은 두 손에 염치가 없다"고 지적한 가운데 녹색정의당은 "조 대표와의 연대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지난 5일 조국혁신당 창당을 기념해 상견례 차원에서 이 대표를 예방했다. 이날 조 대표는 "민주당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범민주진보진영 본진"이라며 "(조국혁신당은) 4월 총선에서 범민주진보진영의 승리를 위해 협력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현재 대한민국 질곡을 함께 헤쳐나갈 동지"라며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의지가 있어도 조심해야 하는 캠페인을 담대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조 대표는 "민주당은 넓은 중원으로 나가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실망한 중도표와 합리적 보수표까지 끌어오고 전국 지역구에서 일대일 구도를 형성해 승리하길 빈다"며 "저희는 조국혁신당의 비전과 정책 알림과 동시에 투표 독려운동을 강하게 전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이렇게 연대하고 협력해야 우린 4월 총선에서 윤석열의 강, 검찰독재의 강을 건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도 조 대표의 연대 제의에 화답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에 반대하는 윤석열 정권 심판하고자 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그중에 조국혁신당이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단결하고 하나의 전선에 모여서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끝내는 그 국민적 과제에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은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 대표와 거리를 둔 바 있다.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조 대표가 정치 일선에 나설 경우 중도층 표심이 이반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박홍근 민주연합 추진단장은 지난달 13일 조 대표가 신당 창당을 선언하자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민주당의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연대를 시사한 배경에는 조국혁신당의 급격한 지지율 상승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월 25~27일 KBS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3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이번 총선 때 비례대표 선거에 투표할 정당'을 묻자 '조국신당'을 선택한 응답자는 9%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개혁신당은 정당 지지율 3%,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는 1%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편 이 대표와 조 대표의 연대를 두고 정치권은 혹평을 남겼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5일 "국민에게 대단히 해로운 결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조국 신당과 연대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었냐"며 "어차피 그렇게 하기로 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겉으로는 조국혁신당과는 창당 전부터 짐짓 선을 긋는 척했지만, 양당 대표와의 만남에서는 '동지'라 말하고 '연대'와 '협력'이 오갔다"며 "정권의 심판을 내걸며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야 된다'는 이 대표의 말은 결국 내 안위를 지키기 위한 방탄막을 다양하게 세우기 위해서라면, 어떤 정치세력이든 힘을 합치겠다는 선언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박 수석대변인은 "오히려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 대표의 전력은 이 대표와 맞닿아 있어 궤를 같이할 정도"라며 "국회의원직을 방탄용으로 쓰려 맞잡은 두 손은 참 염치도 없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이세동 녹색정의당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조국혁신당과의 연대는 국민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고 규정했다. 이 부대변인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공동의 목적 하나만으로 민주당은 진정 조국혁신당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인해 공정이라는 가치에 거대한 국민 불신을 불러일으켜,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일등공신"이라며 "정권 심판의 깃발을 들고 나설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이 부대변인은 "과거 조국사태를 두고 '국민들의 공정성에 대한 기대를 훼손하고 실망시키며 아프게 한 점은 변명의 여지 없는 잘못'이라던 이 대표의 입장은 어디로 갔나. 승리를 위해서라면 '부정의'의 아이콘과도 선뜻 손잡는 것이 민주당의 정치인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