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새로운미래, '민주연대'로 당명 개정…설훈·홍영표 동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4.10 총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과정에서 '친문'(친문재인) 등 비명계의 대규모 컷오프로 극심한 진통을 앓고 있다. 특히 공천 최대 뇌관으로 지목된 친문계 주류 인사들의 탈당과 제3지대 합류가 가시화되는 등 총선을 한 달여 남겨두고 야권 진영이 분열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공천 갈등의 새 변곡점이 된 것은 '친문 좌장' 홍영표 의원(4선·인천 부평을)의 탈당 선언이다. 홍 의원은 지난 6일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가 사라진 가짜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홍 의원에 대한 공천 컷오프를 결정했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민주당 공천은 정치적 학살이다. 어떠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고 오로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 "엉터리 선출직 평가부터, 비선에서 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배제 여론조사, 멀쩡한 지역에 대한 이유 없는 전략지역구 지정, 급기야 경선 배제까지, 일관되게 '홍영표 퇴출'이 목표였다"고 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와 이재명 당대표 지키기에 매몰된 거대 양당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는 진짜 '민주정당'이 필요하다"며 "거친 광야의 길, 초심으로 돌아가 '상식과 연대'하고 시민과 손을 맞잡겠다"고 탈당 후 이낙연 신당 합류 가능성을 내비쳤다. 홍 의원은 "흩어진 사람들을 모으고 해야 할 과제들을 하나하나 다시 담겠다"며 민주 탈당파를 제3지대에서 규합하는 등 세력화 행보를 강력하게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홍 의원과 설훈 의원 등 민주 탈당파는 결국 7일 이낙연 신당인 새로운미래와의 동행을 결정한 것으로 7일 전해졌다. 새미래는 이들의 합류를 계기로 당명을 '민주연대'(가칭)로 개정하며 제3지대에서의 합종연횡에 더욱 드라이브를 건다는 구상이다.

다만 민주 탈당파가 구심점이 된 제3지대 신당이 4.10 총선에서 거대 파급을 가져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3월 2주 발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미래의 정당지지율은 2% 안팎에 불과하다. 지지율 4~5%대 이준석 개혁신당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새미래는 앞서 연대가 틀어진 개혁신당과도 제3지대 표심을 놓고 경쟁을 펴야 하는 데다, 당내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인사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신당인 만큼 거대양당 혁파 구호 외에는 뚜렷한 세력화 명분이나 정책 어젠다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중평이다.

아울러 민주당의 공천이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대규모 현역 추가 이탈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설훈 의원 등은 최근 각종 매체 인터뷰를 통해 현재 '민주연합' 합류를 고심 중인 민주당 현역 의원이 많게는 10명에 이를 것이란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임시 플랫폼인 민주연합에서 탈당 인사들을 규합해 새미래와 연대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홍 의원과 설 의원 등은 지금의 이재명 민주당 체제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며 현역 추가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 홍 의원은 전날 탈당 선언 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저는 총선에서 민주당이 참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지금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낙관적으로 상황을 보고 있다. 그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설 의원도 앞서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대표가) 혼자 다 결정하기 때문에 (총선) 결과가 좋을 수가 없다"며 "본인 자신도 당선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고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문재인 청와대 출신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민주당 잔류 결정이 비명계 탈당파의 합종연횡 동력을 한풀 꺾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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