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피임법] 응급 피임약 남용 막는 ‘의사 처방’ 숙지

10대 청소년의 경우 이차 성징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인 변화를 겪게 되고 초경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등의 문제로 고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0대 소녀들이 스스로 산부인과를 찾기는 어렵기 때문에 보호자가 산부인과에 대한 선입견을 줄여주고 함께 산부인과를 찾아 기본적인 문진과 검진을 통해 여성건강의 기본을 잘 다져 주는 것이 중요하다.

초경을 시작하는 적정 나이는 만 11~13세이다. 2차 성징이 없는 경우 만 13세까지, 2차 성징이 있는 경우 만 15세까지 초경이 없으면 문진, 신체검사 및 호르몬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만 7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경우 성조숙증을 진단할 수 있는데, 성조숙증의 경우 뼈의 성장판이 일찍 닫히게 되어 최종 키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고 뇌 병변, 난소종양, 갑상샘 이상, 외부 호르몬 노출 등의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적으로 초경을 시작했더라도 처음 1~2년 동안은 생리 주기가 불규칙할 수 있으므로 2~3개월 건너뛴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무월경 기간이 너무 길어지거나 생리 기간이 2주 이상 늘어지거나 월경과다가 동반되는 경우에 자궁 초음파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치료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 청소년기에 생리통에 시달리는 경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라고 방치해서는 안 되며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고 진통제 복용으로도 통증이 지속되면 드물게 난소 낭종이나 자궁질환 또는 처녀막 폐쇄와 같은 선천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하다.

청소년기에도 질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질염은 성관계 경험이 없더라도 면역력이 저하되고 통풍이 되지 않는 환경, 즉 꽉 끼는 옷을 입거나 팬티 라이너나 생리대를 오랜 시간 사용하는 경우 생길 수 있다. 

특히 장시간 스타킹을 신고 학교에서 앉아 있는 중고등학생의 경우 질염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질 분비물의 양이 많고 냄새가 나거나 간지러운 경우 산부인과에서 실질적인 내진 없이 간단하게 분비물검사가 가능하며 처방약을 복용하면 치료가 용이하기 때문에 병을 방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른 성접촉이 있다면 , 안전한 피임법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남성이 콘돔을 쓰고 여성은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이중 피임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구피임약 피임의 실패율이 최소 0.3~0.7%로 매우 낮은 편이며 생리 시작일부터 정해 놓은 시간대에 매일 복용하며 임신을 원할 때 약을 끊으면 1~2개월 이내로 임신이 가능하다.

사후 피임약과의 구별이 필요한데 사후피임약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피임을 하지 못할 경우 응급피임약을 복용할 수 있으며 이는 성관계 후 3-5일 내로 복용해야 피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후피임약은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고용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단시간에 체내 호르몬 농도를 급증시키며 구토, 어지럼증, 배란장애, 부정출혈 등의 부작용이 발생될 수도 있으므로 산부인과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며 복용방법, 부작용 등에 대한 정확한 숙지가 필수이며 일반적인 피임 방법으로 응급 피임약이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청소년기에 반드시 산부인과를 찾아야 하는 이유는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위해서다. 자궁경부암은 성관계를 통한 인유두종바이러스(HVP)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암이며 예방접종으로 사용되는 백신은 지금까지 전 세계 65개국에서 국가 예방접종으로 도입된 상태로 약 2억 건 이상 접종됐다. 

우리나라 역시 2016년 6월부터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2회 무료 예방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HPV 백신의 효과가 성 경험 이전의 9~15세에 접종 시 최적의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예방접종을 받기 전 컨디션 확인을 위한 기초체온 측정 및 간단한 신체검진이 필요하며 예방접종 후 알레르기 반응을 대비해 접종 후 20~30분 동안 접종기관에서 안정을 취하며 이상 반응이 있는지 확인 후 귀가하는 것이 좋다. 

< 윤호병원 부인과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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