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보수] 저자 정용석 / 출판사 혜원출판사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청년정신. 열정적 사고와 낙관적 결론으로 위축되고 가라앉은 상황을 깨우는 정신이다. 시대와 나이를 불문하고 변치 않는 청년정신의 소유자는 역사적 변화 과정을 해부하고, 간결하고 명료한 필치로 끊임없는 개혁을 시도하며 당당하게 현재의 상황을 직시한다. 

얼마 전 신간 ‘합리적 보수’를 출간한 저자 정용석 교수가 바로 그런 ‘청년정신’의 소유자다. 1937년 충청남도 천안 출생 올해로 여든이 넘는 나이임에도 여전히 시들지 않는 푸르디 푸른 ‘청년정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저자는 단국대학교 ‘사학과’ 학사와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 석사 수료 후 미국 브리검영 대학교 ‘사학과’에서 석사,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원 대학교 ‘국제 정치학’ 박사를 거쳐 모교인 단국대학교에서 1986년부터 2002년까지 정치학 교수를 역임했다. 

2002년 대학에서 정년퇴임하고 그해부터 한국인의 정통 주간신문인 일요서울(회장 고재구)에 1회의 결본 없이 정치·사회 평론을 21년째 칼럼을 집필 중이다. 여기에 일간지 조선일보, 동아일보, 세계일보, 문화일보, 중앙일보 등에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칼럼을 연재 중이다. 

책은 196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70년 동안 집필한 칼럼 중에서 솎아낸 글을 모았다. ‘합리적 보수’라는 책제목답게 저자는 과거를 보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개혁하며 수구적 보수나 강경 또는 극단 보수를 거부해 왔다. 보수한다며 중도 또는 온건을 내세워 강경 또는 극단 보수를 거부해 오면서 온건을 내세워 소신 없이 개인 잇속만을 챙기는 기회주의적 보수를 경멸해 왔다. 

저자 자신을 ‘합리적 보수주의’라고 자부해 오면서 좌우 극단으로 휩쓸리지 않는 차분하면서도 명확하고 합리적인 보수 논리로 칼럼을 기고해 왔다. 

저자는 책의 서문을 통해 “이 책에 옮긴 글들의 제목이나 내용은 가필하거나 수정 없이 발표 당시 그대로 담았다. 다만 극히 일부만 본래의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몇 자 가감 첨삭했다. 70년간에 걸쳐 집필한 칼럼들은 10년 단위로 끊어 7단계로 나눠놨다. 첫머리엔 ‘2020년대:진보의 절대다수 복거 속에 역사 퇴행 막은 보수반등’을 올려 놨다. 이어 2010년대, 2000년대, 1990년대, 1980년대, 170년대, 1960년대 등 역순으로 배열했다. 각기 10년 단위로 그때 그 시대의 특이 현상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수신념에 대해 “이어 합리적 보수는 정치에선 구미 국가처럼 법치와 반공에 기반한 민주주의를 지켜가며 경제에서는 미국 뉴딜과 같이 경직된 이념에서 벗어나 개혁해야 한다. 18세기말 보수주의 정립자 에드먼드 버크가 적시한 대로 보수는 과거를 보존키 위해 끊임없이 따라온다. 유권자들은 보수가 ‘끊임없이 개혁’하며 당당히 보수 신념을 보여줄 때만이 보수를 믿을 수 있다” 고 덧붙였다.

왜곡된 보수와 진보주의의 개념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책의 8장 부분을 마무리하면서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는 구미 국가에서와 같은 진정한 의미의 보수주의· 진보주의가 성숙되지 못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의 보수주의는 중앙정보에 의한 간섭과 통제로 개인의 자유와 자유시장경쟁원리를 제한하기 일쑤였고, 진보주의는 고작 친북 용공에서 맴도는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저자의 주요 저서로는 ‘국제위기 속의 한반도’, ‘식민지론의 성장과 몰락’, ‘공산권의 변화실상과 본질’, ‘사회주의 이상과 현실’, ‘통일 어떻게 할 것인가’, ‘남과 북 어떻게 하나되나’, ‘나의 미국 유학기’ 등이 있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패트릭 무어의 ‘종말론적 환경주의’, 저자 박경태의 ‘소수자와 한국사회’, 저자 문상철의 ‘몰락의 시간’ 등이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