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SK하이닉스 보유율 역대 최고…주가 상승 기대감
HBM 공급 부족 장기화에 수혜 예상…증권가 목표가 상향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뉴시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뉴시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 주식을 연일 쓸어 담으면서 SK하이닉스 주식 보유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가운데, 향후 주가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에 힘입어 주가가 20% 넘게 올랐다. 지난 8일에는 장중 17만490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외국인 보유율도 지난해 말 53% 수준에서 지난달 23일 처음으로 54%대에 진입한 후 증가세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AI 열풍에 따른 미국 엔디비아의 호실적과 주가 급상승 영향으로 SK하이닉스가 수혜를 입은 만큼, 증권가에서는 엔디비아를 주시하면서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높여 잡고 있다.

“D램·HBM 제품 믹스로 실적 고성장 전망”

BNK투자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에 대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부족 장기화에 따라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5만5000원에서 21만 원으로 상향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투자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체 개발한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업체들의 AI칩 성능 저하로 최근 엔비디아 칩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HBM 수요 전망은 상향되고 있지만 낮은 수율로 인해 공급 부족이 장기화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BN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핵심 소재 공급선을 독점 계약했기 때문에 한동안 경쟁사의 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HBM4부터 경쟁사의 MR-MUF 기술 도입 가능성이 있으나 SK하이닉스의 MR-MUF(매스 리플로우-몰디드 언더필) 기술 우수성이 입증되고 있고, 최소 HBM3E까지는 경쟁사들의 진입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D램 ASP 급상승의 주요 요인인 128GB 고용량 D램 모듈 제품은 지금도 일반 D램 대비 3배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주력 제품인 HBM3의 비트당 가격은 작년 초기 수준에서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제품 믹스 개선에 따른 D램 ASP 상승과 수익성 개선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을 12조4000억 원, 영업이익은 1조7400억 원으로 추정하고, D램과 낸드 평균판매단가(ASP)는 각각 전분기 대비 15%, 2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디램 영업이익률은 3개 분기 연속 경쟁사와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면서 단기 주가 상승 부담도 있지만 보다 큰 그림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예상보다 높은 ASP 상승을 반영한 실적 상향 조정과 최근 리레이팅 추이를 고려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다”며 “AI 서버 투자 붐과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 공급망의 핵심적 역할을 고려할 때 최근 주가 재평가 진행은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경쟁사 대비 우위 지속…업종 내 최선호 주 유지”

다올투자증권도 최근 SK하이닉스에 대해 올해 경쟁사 대비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에서 모두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7만 원에서 19만 원으로 11.8% 올렸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3월부터 HBM3E의 출하가 시작된다”며 “올해도 경쟁사 대비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모두 우위를 기반으로 공급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와 같은 공급자 프리미엄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업황 반등 방향성이 확인된 상황에서 낸드 역시 추가적인 적자 확대가 아닌 개선세가 이어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연간 영업이익을 각각 12조6000억 원, 22조8000억 원으로 예상하면서 기존 추정치를 각각 7%, 12%가량 상향 조정했다.

2월을 기점으로 경쟁사들과 SK하이닉스 간 이익 컨센서스 방향성도 상이할 것으로 봤다. 고 연구원은 “HBM 격차가 반영되고 있다”며 “이는 멀티플 차별화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SK하이닉스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종전 15만5000원에서 18만 원으로 상향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증시의 대장주인 엔디비아의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 간의 실적 및 주가 차별화가 진행 중”이라며 “AI 학습용 GPU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HBM 총 공급물량도 증가하고 있지만, 후발 경쟁사들의 HBM3 성과는 아직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HBM3와 HBM3E의 시장 지배적 공급자인 SK하이닉스의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