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자 집합소, 의원 꿔주기, 종북세력 숙주 등 비례 후보 논란 되풀이
- 거대양당 스스로 대의 민주주의 파괴 경쟁 나서

민주, 국민의 힘 양당의 지역구 공천이 끝나 가면서 이젠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놓고 온갖 잡음과 추한 정치행태들이 난무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오랫동안 자리 잡아 왔던 12표 투표로 정당 득표율에 따른 비례대표 의원 선출 방식은 높은 현실정치의 벽을 넘기 힘든 전문가, 약자, 소수계층 대변인과 상징적 인물들의 정치 등용문이었다.

기성 정치인들과의 지역구 싸움에선 도저히 철옹성처럼 쌓아온 기득권을 무너뜨리긴 쉽지 않기에 각 당은 총선 때마다 저마다 참신하고 신선한 인물들을 백방으로 찾아 삼고초려 해 모셔 오다 시피했다.

그렇게 해도 비례대표제는 정당 권력자의 선호 인물, 지인, 친분관계에 큰 영향을 받아왔고 과거 전국구의원시절엔 돈으로 비례를 산다고 해서 돈 자의 錢國區 의원이라 비판받곤 했다.

그런데 이번 비례대표제도 지난 총선에 이어 두 번째 파행적, 변질적 정당 형태인 소위 위성정당에 의한 비례대표제로 인해 비례대표제의 본질과 기능, 목적 자체가 거대양당에 의해 완전히 농락되고 파괴됐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 민주 연합은 시민단체 추천 인물들의 반미, 군 기피 논란의 후보로 이미 2명이 사퇴했고,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도 민주당이 불가 통보를 했다. 진보당 쪽 인사를 당선권의 비례로 받아들인 것도 종북세력 숙주역할을 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강력 반발 중이다. 민주당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내면 사정은 지역구 공천에서 비명계 학살 공천으로 등 돌린 민심에 뜨거운 맛을 봤기에 몸 사리는 것이 더 솔직한 이유일 것이다.

조국 혁신당은 당 대표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범죄자 집합소냐는 힐난을 받으면서도 정작 본인부터 비례대표 신청을 한 상태다. 당연히 당선권 순번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에 특별한 이변이 없으면 당선되는 것이다.

국민의 힘 비례 위성정당 국민의 미래에 비례대표 후보를 배치하기 위한 정치행태도 가관이다.국민의 힘 소속 비례의원 8명을 국민의 미래에서 활동하려 하기에 제명한다고 알려졌다. 이른바 의원꿔주기이다. 비례 의원을 위성정당에 빌려줘서 투표용지 기호를 의석 수에 따라 3번이나 4번으로 앞순위에 배치하기 위함이다. 물론 조만간 민주당도 더불어민주연합에 의원을 꿔주어야 할 것이다. 국민의 힘보다 앞순위인 기호 3번이라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정당정치와 국민 대의제에 의한 국회로 구성된 의회주의가 핵심이다. 정당정치의 구조와 그 대표를 선출하는 것은 당연히 국민의 몫이다. 초등학생도 아는 민주주의 원리이다.

그런데 지금 거대양당의 변태적, 비민주적 정치행태들로 인해 국민 대의제가 능멸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법을 만들고 법치주의의 근간인 국회의원이 되기도 전에 피의자와 범죄 비위자들을 불러 모아 금배지를 주려 하고, 금배지를 달아 주기 위해 위성정당에 금배지를 빌려주는 민주주의를 모욕하는 정치행태가 난무하고 있다.

누구의 뜻인가. 국민은 정치 권력의 횡포와 민주주의가 능멸당할 때마다 할 일 없이 애꿎은 헌법 구절만 찾는다.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국민은 적어도 선거전에는 이 말을 믿지 않는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자신들의 사람들을 배치하고 챙기는 권리는 온전히 정당 권력의 몫이기 때문이다. 국민은 다만 그런 정당 권력이 매겨놓은 순위의 금배지 후보들을 놓고 투표만 할 수 있을 뿐이다.

금배지를 달기도 전에 이미 범죄자, 비위자인 위성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들에게 금배지를 달아 주려는 것과 국민대표라는 국회의원을 무상 대여하듯 위성정당에 빌려주고 금배지를 더 확보하려는 정당 역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게 되짚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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