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본격 회복세…1분기 영업익 추정치↑
“삼성전자, HBM3 시장점유율 빠르게 확대할 것”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올 들어 ‘10만전자’ 가능성을 점치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1월 7만 원대에 안착한 이후 장기간 7만 원 대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분위기가 점차 바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4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처음에는 HBM3를 SK하이닉스가 독점 공급했지만, 삼성전자가 AMD의 MI300 시리즈용 검증을 받은 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검증을 받고 AMD에 중요한 공급사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말까지 HBM3E 인증 절차를 마무리하고 2분기에 제품을 출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까지 SK하이닉스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크게 줄여 HBM 시장 경쟁 구도를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14일 SK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 원으로 높여 잡았다. 앞서 지난달에는 하나증권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10만 원으로 상향한 데 이어, 지난 5일 미래에셋증권도 이보다 높은 목표가인 10만5000원을 제시한 바 있다.

“대부분 사업 저점 통과 중…편안한 선택지”

SK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 대비 47% 늘어난 4조2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는 가격 인상 정책을 관철하는 가운데 낸드(NAND) 판가의 낮은 기저에 따른 가격 반등 폭이 예상을 상회해 흑자전환 가시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업이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IT 그 자체인 삼성전자의 강점 부각은 거시경제 회복에 따른 양적 성장 기대감에서 비롯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메모리는 HBM3, 3e의 시장 침투 확대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것은 사실이나 시장 강세와 마이크론의 낮은 생산 능력을 감안하면 영역 확대에 대한 의구심은 낮다”며 “파운드리는 하반기 선단공정 가동률 증가로 흑자전환을, SDC(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상반기 낮은 기저와 계절성을 고려하면 상저하고의 패턴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현 주가는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3배 수준의 역사적 밴드 중단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나아질 일만 남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가장 편안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스마트폰 출하량↑…실적 추정치 상향”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낸드 출하량, D램 판가, 스마트폰 출하량을 상향 조정하고,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기존 3조 원에서 5조5000억 원으로 올려 잡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스페셜티 D램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되지 않고 있지만, 후행적인 레거시 메모리 판가 상승이 실적 개선뿐 아니라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까지 발생시키며 예상보다 강한 실적으로 귀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메모리 수요의 양극화는 인공지능(AI) 서버 집중도 상승 속 지속되고 있다”며 “하이엔드 스마트폰 회복 불확실성과 최선단 공정 파운드리 실적 개선 지연 및 HBM 주요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 메모리 정책은 철저히 수익성 위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우려와 달리 삼성전자의 D램 생산능력(CAPA)은 2분기 안팎을 정점으로 재차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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