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전 제안

[일요서울ㅣ대구 김을규 기자] 대구시의회 정일균 의원(수성구1)은 지난 15일 열린 제30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영영축성비와 대구부 수성비의 원위치 이전을 제안했다.

정 의원은, 문화유산은 역사·문화적 가치를 고려할 때 원위치에서 원형이 보존되어 올바르게 그 의미가 전승될 때 그 빛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 지역 곳곳에는 연고도 없는 곳으로 이전돼 방치된 채로 잊혀 가고 있는 문화유산들이 있다”라며,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4호 ‘영영축성비’와 제5호 ‘대구부 수성비’를 거론했다.

 영영축성비는 1736년(영조 12년) 경상도 관찰사 겸 대구 도호부사인 민응수가 임진왜란으로 허물어졌던 토성(土城)인 대구 읍성을 석성(石城)으로 축성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비문에는 당시 대구읍성의 규모와 작업 상황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대구부 수성비는 1870년(고종 7년) 경상도 관찰사 김세호가 대구읍성을 수리한 기념으로 세운 비로 비문에는 공사에 관한 사항과 유공자에게 상을 내린 일이 적혀 있다.

두 기념비는 대구읍성 남문 밖에 세워졌으나 일제 침탈과 근대화 과정에서 대구읍성이 철거되면서 대구향교 등으로 몇 차례 옮겨졌는데, 1980년 영남제일관을 새로 건립하면서 지금의 자리인 수성구 망우당공원으로 이전했으며 1982년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4호와 제5호로 지정됐다.

정 의원은 “현재 영남제일관은 고증과 달리 재건되어 역사적 가치가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부실한 관리로 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다”라며, “이와 함께 대구읍성의 역사를 기록한 두 비석 역시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문화재 주변 규제로 인근 공원 개발까지 저해하는 신세로 전락했다”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지난 2012년 부산 동래에서도 원래 자리에서 옮겨져 방치되어 오던 내주축성비와 이섭교비를 원래의 위치로 이전시킨 사례를 들며, 대구의 영영축성비와 대구부 수성비도 원래의 위치인 대구읍성 주변으로 옮기거나 대구읍성의 중심인 경상감영지나 대구근대역사관 부근 등 활용도가 높은 곳으로 이전함이 타당하다는 역사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특히,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복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경삼감영으로 기념비들을 이전한다면 조선시대 우리나라 3대 도시였던 대구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끝으로 정 의원은 “문화유산은 그 자체로도 소중하지만 시민들이 함께 향유하고 그 가치를 공유할 때 문화유산이 가지는 의미는 배가 된다”라며, “대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영영축성비와 대구부 수성비가 역사성과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장소로 이전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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