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바이오 인수로 한때 20% 넘게 주가 하락
올해 견고한 실적 예상…“모든 법인 고른 성장세”

[오리온]
[오리온]

레고켐바이오 인수로 주가가 급락했던 오리온이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 회복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증권가는 오리온이 견고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교보증권은 오리온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3만 원을 신규 제시했다. 올해 모든 법인에서 고른 성장이 전망된다는 이유에서다. 교보증권이 예상한 오리온의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9.9% 증가한 3조2000억 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1% 오른 5616억 원이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 매출은 지난해보다 8.7% 증가하며 신제품과 기존 브랜드 물량 중심의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가격인상 효과 없이 1, 2월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 9% 늘어날 전망이며, 미국‧호주‧일본 등으로의 수출이 고성장을 이어 나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키움증권도 오리온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리온의 2월 국가별 합산 실적은 매출액 1935억 원, 영업이익 241억 원을 기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중국 법인은 매출 증가세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한국 법인도 단백질바, 에너지바 시장 경쟁 심화가 우려된다”면서도 “다만 전반적인 원가 안정화 속에 베트남·러시아 법인이 견조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전사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1, 2월 실적은 긍정적이었지만 향후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3월부터의 실적 추세가 더욱 중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의 중국 실적은 예상보다 하락 폭이 컸지만 중국 외 지역의 실적은 견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2월 오리온의 각 국가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현지 통화 기준 전년 대비 한국 9%, 러시아 34.5%, 베트남이 14.9% 성장한 반면 중국 매출액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의 2월 중국 매출액은 현지 통화 기준 24.9%(YoY) 감소했다. 이는 명절 연휴 시점 차이로 지난 1월 기획제품 출고가 집중된 가운데, 지난해 11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일부 할인점과의 거래를 중단한 영향이 겹치면서 중국의 매출 하락폭이 예상보다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오리온은 수년간 이어온 신제품과 신규 카테고리 확대 전략에 더해 올해 중국과 베트남에서 기존 브랜드의 증량(+8~10%) 및 리뉴얼 제품 출시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캘린더 이슈가 사라지는 3월 실적부터는 본업에서의 순성장을 증명해 보일 때”라고 진단했다.

주가 하락 오히려 매력적…“과도한 우려

일각에선 최근 오리온 주가가 하락했지만 오히려 밸류에이션 매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단가 안정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리온은 주요 브랜드의 외형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전사 현금흐름도 여전히 우량하고 안정적인 순현금 구조를 구축해 중기적으로 주주환원정책 강화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이익 증가가 기대되나, 최근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확대된 상황”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14만2000원으로 소폭 낮췄다.

앞서 오리온은 지난 1월 레고켐바이오 지분 25.7%를 5485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힌 이후 주가가 20%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레고켐바이오 투자 관련 우려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레고켐바이오의 실적은 지분법으로 인식될 예정이어서 전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은 본업과의 시너지가 제한적인 이종 산업간 인수·합병(M&A)에 따른 변동성 확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간 투자 주체의 차이 등의 원인 때문”이라면서 “기술이전 계약을 고려할 때 향후 지속적인 현금 유출 가능성도 제한적이고, 본업의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한 오리온의 현금 창출 능력엔 변함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향후 신제품 출시와 채널 확장에 따른 점유율 상승, 카테고리 및 지역 확장이 가시화된다면 과거와 같은 프리미엄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3만5000원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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