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충돌이 벌써 두 번째다 지난 320일 오전만 해도 2·한 갈등의 발화점인 이종섭 호주 대사 일시귀국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거취 문제가 풀리면서 갈등이 해소되는 듯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공천 문제로 옮겨 붙으면서 후폭풍이 일었다. 친윤계와 한 위원장의 측근 그룹이 공개적으로 논박을 주고 받으면서 4·10 총선 이후에도 여권 내부 갈등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월에 불거진 1차 윤·한 갈등에 이어 2차 윤·한 갈등도 봉합되는 수순으로 여권이 내분으로 공멸하는 장면은 피하는 그림이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윤-2차 갈등이 황 수석 자신사퇴와 이 대사 일시귀국으로 봉합됐지만 용산내에선 한때 한 사퇴론이 제기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용산 의중이 반영되지 않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순번으로 친윤의 핵심 이철규 의원이 대표로 나서 반발하면서 비례대표 순번이 바뀌는 소동도 벌어졌다. 가뜩이나 이번 공천과정에서 용산에서는 심기가 좋지 않았다. 용산 참모들 중에서 총선에 출마한 38명중 14명만 최종 공천되면서 떨어진 참모들의 불만이 커졌다. 자신들이 오히려 한동훈 체제하에서 용산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떨어진 게 아니냐는 것이다.

문제는 황상무.이종섭 논란으로 윤-한 갈등이 재자 불거지면서 수도권 민심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당장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에서 자체 분석한 22대 총선 보고서에서 국민의힘이 지역구 의석에서 100석도 못 건질 수 있다는 보수적인 전망까지 더해져서 수도권 출마자와 당 분위기는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실제로 최근 여권 강세지역으로 분류되는 용산, 분당, 강남권에서 야권 후보들이 약진하면서 총선 승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권 후보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국회 사무총장 출신인 민주당 이광재 후보에 내내 이기다가 최근 지거나 박빙의 대결구도로 바뀐 것이다. 인접한 분당을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도 현역인 김병욱 의원을 턱밑까지 쫓다가 최근 분위기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이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용산 역시 대통령과 40년지기 대학선배에다 통일부장관을 지낸 국민의힘 권영세 후보가 강태웅 민주당 후보에 역전당하거나 박빙으로 돌아선 결과치도 나왔다. 지난 총선에서는 890표로 강 후보가 석패했다.

강남권을 대표하는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4선에 도전하는 송파병도 민주당 강세지역이다. 이어 인접한 송파갑도 민주당 조재희 후보가 국민의힘 박정훈 후보와 이준석 신당인 개혁신당 송재열 후보까지 3자 구도로 치러져 승리를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 송파갑은 이준석-유승민계인 김웅 의원이 불출마한 지역으로 보수표 분열이 예상된다. 지난 총선에서는 조재희 후보가 당시 국민의힘 김웅 후보에게 3.18%p(3614) 차이로 분패했다.

결국 여권에서는 윤-3차 갈등이 터질 경우 수도권 선거에서 필패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번 2차 갈등으로 인해 한 주만에 최소 15%에서 20%p 당 지지세가 빠졌다는 보수 언론 보도도 나왔다. 2차 갈등을 목도한 출마자들은 윤한 갈등이 총선 최대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강하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에서 출마한 여당 후보들은 당선될 경우 임기 4년으로 임기 3년 남은 대통령보다 길다는 점에서 향후 총선에서 참패할 경우 당().(), -윤 갈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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