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조국혁신당·심심한 더불어민주연합  
대선 때 투표장 안나온 40대, 조국혁신당은 압도적 지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뉴시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연일 몰아친다. 이제 관건은 조국혁신당의 22대 총선 결과다. 현재 조국혁신당은 원내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을 정도의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느그들 쫄았제"라는 말은 야당에게도 해당되는 셈이다.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3석의 열린민주당과  13석의 국민의당 중 어느 쪽에 가까운 결말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치9단' 박지원도 혼났다
'정치9단'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최근 '조국혁신당 명예당원' 발언으로 인해 홍역을 치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직접 "우군보다 아군이 많아야 한다"며 '몰빵론'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명예당원' 발언은 당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뼛속까지 민주당원'인 박 전 원장은 명예당원 발언을 사과했으나, 민주당은 박 전 원장의 해당 행위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박철호 기자]

민주당은 왜 예민한 반응을 보였을까. 에너지경제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4~15일 유권자 1000명의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조사한 결과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18%에 그친 반면 조국혁신당은 26.8%로 나타났다. 조사 방법은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전화조사다. 본지는 리얼미터 조사를 바탕으로 참여연대의 의석수 계산기를 활용해봤다. 그 결과 조국혁신당의 예상 의석수는 14석, 더불어민주연합의 예상 의석수는 9석으로 나타났다.

[박철호 기자]

민주당은 21세기 최초로 비례대표 의석수를 10석 이하로 챙길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을 향한 견제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의 자매정당을 자처한 열린민주당도 민주당의 집중 견제에 기세가 꺾인 바 있다. 리얼미터의 2020년 4월 1주차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 조사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21.7%, 열린민주당은 14.4%로 나타났다. 당시 시민당은 열린민주당의 집계 직전 주인 3월 3주차 조사에서 38%를 기록했다. 시민당은 열린민주당의 등장 이후 16.3%의 지지율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시민당은 열린민주당을 견제하기 위해 김홍걸 민주당 의원을 전면 배치했다. 열린민주당이 '친문 적통'을 내세우자 시민당은 '민주당의 창업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 의원을 앞세워 정통성 대결에 나선 것이다. 당시 김 의원은 열린민주당을 두고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민주당을 사칭하고 있다"고 저격했다. 그 결과 열린민주당은 10%대 지지율을 유지하지 못한 채 5.42%의 정당 득표율(3석)로 21대 총선을 마감했다. 
 
조국혁신당의 차이점, 조국 

2019년 7월 25일 검찰총장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민정수석 시절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뉴시스]
2019년 7월 25일 검찰총장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민정수석 시절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뉴시스]

이렇다 보니 조국혁신당도 4년 전 열린민주당처럼 창당 초반의 지지율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존재한다. 하지만 조국혁신당과 열린민주당은 다르다. 조국혁신당은 조 대표라는 구심점이 있다. 조국혁신당의 상승세는 조 대표의 '매운맛' 발언에서 나온다. 대표적으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느그들 쫄았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이제 고마 치아라 마"는 말이다. 

정치권에서는 조 대표가 개인적 원한에 기반한 정치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반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8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이라는 사람의 스토리를 지난 5년 전부터 생각해 보면 그리스 비극이 가지고 있는 요소가 있다"며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그런 요소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 대표의 복수가 민주당 지지층의 감성을 자극한다는 설명이다. 

야권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체로 조국혁신당의 상승세를 두고 효과적인 반윤(반윤석열) 포지셔닝 그리고 조 대표를 향한 지지층의 연민을 꼽는다"며 "세 번째 이유도 있다. 더불어민주연합이 너무 매력이 없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당선권 명단에 진보당 후보가 3명이나 들어갔다. 진보당이 표심을 끌어모으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겠나. 결국 지역구 의원들을 의식한 것"이라며 "진보당은 지역에서만 80명의 후보를 냈다. 수도권·충청권 의원들은 1%의 표도 뺏기기 싫다 보니 앞다투어 후보 단일화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진보당의 입지는 커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숫자 싸움'에만 몰두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종북·반미' 논란이 불거진 후보를 막바지에 교체하는 등 삐걱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22대 총선의 핵심 구도인 정권심판론의 주역으로서 30%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원장은 지난 2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저는 처음부터 조국혁신당을 더불어민주연합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지만 민주당은 선을 그었다"며 "만약 제 말대로 했다면 조국혁신당은 3석에 불과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조국혁신당의 돌풍은 누구도 예상 못 한 결과로 보인다. 지난 2월 13일 조 대표가 신당 창당을 선언할 때만 해도 조국혁신당을 향한 시선은 부정적이었다. 조국혁신당과의 연대는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파다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국혁신당은 최대 5%대의 정당 지지율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는 말도 나온다. '찻잔 속 태풍'으로 판단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국혁신당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는 만큼,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 언론 주목도가 낮아져 지지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야권 한 관계자는 "더불어민주연합은 최종적으로 20%대의 지지율을 회복하고 조국혁신당은 15%대의 지지율로 총선을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조국을 향한 40대의 압도적 지지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뉴시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뉴시스]

앞서 유 전 이사장은 조 대표의 행보를 두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남자의 마지막 몸부림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현재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하급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조 대표는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이 나오면 국회법·공직선거법에 따라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 당하고 의원직도 상실한다. 

조 대표의 정치 인생은 1년 안에 막을 내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조 대표는 이미 야권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중이다. 신평 변호사는 지난 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가진 정치적 자산보다는 조 대표가 가진 정치적 자산이 더 우월하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조 대표가 겪는 사법 리스크보다도 더 크다"며 "조 대표가 활동 공간만 확보되면 이 대표를 쉽게 넘어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40대의 표심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이 대표가 0.73% 차이로 패배한 지난 20대 대선 당시 40대는 70.4%(방송 3사 출구조사 기준)의 투표율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40대 투표율은 대선 전체 투표율은 77.1%보다 낮았다. 아울러  20대 대선의 40대 투표율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대 대선 당시 40대 득표율(74.9%)보다 4.5%가 하락했다. 

반면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6일~18일 남녀 2027명을 대상으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조사한 결과 조국혁신당은 30.2%, 더불어민주연합 19.2%로 나타났다. 조사 방법은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이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에 투표 의향을 밝힌 40대(36.5%)는 더불어민주연합에 투표 의향을 밝힌 40대(21.2%)보다 15.3% 차이가 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