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22일 여의도는 심판론으로 시끄럽다. 용산발 리스크로 지지율이 폭삭 내려앉은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윤석열 심판론'에 기를 못 피고 있다.

오죽하면 전날 대구를 찾은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여러분들 절대 기가 죽어선 안 된다"고 격려했을까. 오로지 총선용으로 차출된 한 위원장으로서는 100석도 어렵다는 전망에 속이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심판은 단어 그 자체가 강하다. 심판은 상대방의 잘못, 죄를 단죄한다는 의미지만 특히 심판하는 주최는 정의롭고 하늘을 대신해 처벌할 권리가 있다는 집단착각에 빠지게 한다.

반면 정권 '안정론', '지원론'은 권력과 기득권에 아부하고 기생하려는 사익추구 세력으로 비쳐진다. 당연히 선거 홍보전에서는 힘을 못 쓴다.

지난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202220대 대통령 때 국민의힘이 '문재인정권 심판론'으로 이겼다.

대선 후 3개월 만에 실시된 제8회 지방선거 때는 국민의힘이 여당이었지만 절대 다수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석을 차지하고 있던 민주당에 대한 심판, '문재인정권 청산론'의 연장선이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여야 정당들이 너나없이 심판론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과 야당은 '윤석열 심판론', 국민의힘은 '극단주의(진보당) 진입저지'이재명과 조국' 심판론'을 내세워 맞서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1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후 "정신 나간 집단, 반역의 집단을 반드시 심판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고 19일에는 강원 지역 방문에서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도 우리가 힘을 모아서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나"라며 윤석열 탄핵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조국 심판, 극단주의세력 국회진입 저지로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한 위원장은 22일 보령·서천 장동혁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극단주의자들이 기성정당 리더를 숙주 삼아 주류 정치에 등장해 사법시스템을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조국, 위헌정당 통진당(통합진보당) 후예들이 정상적인 정당 체제에서 주류가 될 수 없고 정치를 장악할 수 없는 극단주의자들"이라고 비난했다. 한 위원장은 “4.10 선거에 지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가 무너질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총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20년 자유한국당(대표 황교안)21대 총선에서 '문재인정권 심판론'을 내걸었지만 사천금천 공천으로 폭망했다.

201218대 대선에서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이명박근혜(이명박+박근혜)''친일 독재 부활' 슬로건으로 박근혜 후보 저지에 나섰지만 결국 3.53%포인트 차이로 졌다.

과연 4.10 총선에서 국민들은 민주당(윤석열정권 심판론)과 국민의힘(극명조(극좌 진보당+이재명·조국) 심판론) 중 어느 편 손을 들어줄지, 누구에게 응징의 칼날을 내리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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