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저점 찍고 반등…점진적 실적 개선 전망
온디바이스 AI 확산에 힘입어 수혜주로 부각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뉴시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뉴시스]

삼성전기가 올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황 회복에 힘입어 실적 반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기의 주력 사업인 MLCC 업황이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다.

전장과 인공지능(AI) 관련 물량 증가로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업황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기의 1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KB증권은 26일 올해 1분기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이 17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갤럭시S24 판매 호조와 중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에 따른 영향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AI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고부가·고성능 MLCC 수요 확대와 대당 탑재량 증가가 기대된다”며 “후공정 개선을 통한 반도체 성능 개선 수요가 강해지고 있어 패키징 기반의 고다층·대면적화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진입장벽이 높은 AI 가속기에 대한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공급이 하반기부터는 시작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2027년 이후에는 유리기판 시장 진입도 예상되고 있어 삼성전기가 향후 AI 수혜주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MLCC 전장 비중 확대…하반기는 PC 부품 수요 증가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기에 대해 MLCC 사업을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군의 실적 기여 확대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삼성전기의 올해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9조7000억 원, 8223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8.6%, 28.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 둔화 우려 대비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 성장세 확대로 전장용 MLCC 수요가 지난해 대비 늘어날 것”이라며 “올 하반기부터는 침체를 겪어온 PC 부문의 부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방 부문을 중심으로 MLCC 재고 해소 등 기저 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 이후에는 PC와 서버 수요 회복 및 가격 반등으로 점진적인 실적 개선세가 실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역시 최근 MLCC 수요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고 측면에서 MLCC는 더 이상 낮아지기 어려운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수요 둔화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가동률이 더 이상 낮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3월 중순 전후로 중화권 스마트폰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삼성전기도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실제로 일부 MLCC의 경우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최근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엔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이 낮아져 삼성전기의 점유율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부연했다.

“생성형 AI 확산은 구조적 기회 요인"

SK증권은 삼성전기 신성장 분야의 매출 증가에 따른 체질개선에 주목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스마트폰과 PC에서의 MLCC 수요 증가로 우려 대비 견조한 1분기가 예상된다”면서 “전방의 세트에서는 수요 회복 가시성이 미미하고 반등 강도가 약할 수 있지만 회복의 방향성이 중요하며, 올 하반기와 내년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혹독한 재고조정 이후 삼성전기 MLCC 가동률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가운데,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세트당 MLCC 탑재량 증가는 구조적 기회 요인”이라며 “AI 스마트폰에 요구되는 MLCC 용량은 일반 스마트폰 대비 10% 이상이고,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출시될 AI PC의 경우 스마트폰에서 증분 이상의 용량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기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7980억 원에서 8234억 원으로 5% 상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고 연구원은 “기본적인 방향성은 상저하고”라며 “MLCC 가동률의 점진적 개선과 더불어 생성형 AI에 대한 온기가 스마트폰과 PC 관련 컴포넌트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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