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수순 아냐…주가 하락은 오히려 매수 기회”
배송 경쟁력 우위로 올해도 파트너십 강화 예상

CJ대한통운 서소문 본사 전경 [뉴시스]
CJ대한통운 서소문 본사 전경 [뉴시스]

CJ대한통운이 알리익스프레스와의 결별설이 돌면서 주가가 한때 급락했지만, 증권가에서는 ‘과도한 우려’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오는 5월부터 1년간 한국 통관과 배송을 맡길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경쟁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택배계약은 전체 물량의 약 80%를 CJ대한통운이 담당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한진과 우체국 등이 처리하고 있다. 올해도 이 같은 다자계약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며 앞서 CJ대한통운 주가는 하루에만 6%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저가 상품 공세를 무기로 국내 점유율을 크게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물량을 담당하고 있는 CJ대한통운 역시 성장세가 점쳐졌는데, 계약이 틀어지게 된다면 지금과 같은 성장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지나친 우려라고 평가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쟁입찰은 통상적인 택배계약 갱신 절차일 뿐 이를 마치 CJ대한통운과의 결별 수순처럼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설명이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알리 물량 이탈 우려는 과도하다는 판단”이라며 “기업공개(IPO)를 앞둔 일부 물류사의 공격적인 영업이 예상되지만 CJ대한통운이 보유한 배송 경쟁력을 따라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오히려 이번 하락세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도 봤다. 류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CJ그룹과 알리익스프레스의 최근 협력 관계 및 장기적인 한국에서의 물류 네트워크 운영 계획을 감안하면 오히려 CJ대한통운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과도한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은 장기적으로 좋은 매수 기회”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후속 보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CJ대한통운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근 알리의 계약 방식 변경에 따른 갱신 우려는 기우”라며 “배송 기간 단축이 필요한 알리 입장에서 CJ대한통운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물량 이탈 가능성 적어…배송 경쟁력 압도적”

증권가에서 CJ대한통운과 알리익스프레스의 협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는 CJ대한통운의 압도적인 배송 경쟁력이다.

대신증권은 이 같은 의견을 밝히며, CJ대한통운의 목표주가 17만5000원을 유지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동화된 분류 시스템과 배송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물량 이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배송업체 중 터미널, 서브터미널의 자동화, 시스템 안정성, 도착 보장 등 CJ대한통운의 경쟁력이 압도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알리익스프레스의 연간 물류 계약 경쟁 입찰에서 물류센터 등의 설비 역량이 부족한 사업자는 참여에 한계가 있다”면서 “올해도 CJ대한통운이 알리익스프레스 물량의 과반 이상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목표주가 16만7000원을 유지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CJ대한통운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25% 상향 조정했다. 김영호 연구원은 “자체 통관 시설을 갖춘 CJ대한통운 인천 ICC는 월평균 180만 건을 통관할 수 있으며 민간 특송센터 가운데 가장 높은 처리능력을 보유했다”며 “이커머스향 풀필먼트 물량과 직구 물량 확대로 ASP(평균판매단가) 수성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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