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숙 여가부 차관 “튼튼히 체계 구축할 것”

[박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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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박정우 기자] 전국 14만 명으로 조사된 고립·은둔 청소년 관련 심각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여성가족부가 지원사업 시범운영을 실시했다. 하지만 참여 기관이 전체 6%에 그쳤으며, 총 인력도 36명인 것으로 드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2월27일부터 29일까지 제22차 청소년정책위원회를 개최하고 ‘고립·은둔 청소년 발굴 및 지원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청소년의 경우 고립·은둔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

고립이란 사회활동이 현저히 줄어들고 긴급 상황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인적 지지체계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은둔은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제한된 거주공간에서만 생활하는 상태를 뜻한다.

지난해 통계청 사회조사 자료에 따르면 사회적 관계와 지지체계가 없는 사회적 고립 청소년의 비율이 전체 5.2%인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가족부가 이를 토대로 13~18세 청소년 인구(약 270만 명)에 적용한 결과 고립·은둔 청소년 규모는 약 14만 명으로 추정됐다.

여성가족부 지원사업 시범운영... 참여는 ‘6%’

여가부는 올해 고립·은둔 청소년 원스톱 패키지 지원사업 시범운영을 실시했으나, 참여 기관이 전체 6%에 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각에서는 사회와 단절된 청소년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큰 만큼 진취적인 사업 확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3월22일 여가부에 따르면 올해 고립·은둔 청소년 원스톱 지원사업에 참여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꿈 드림센터)는 전국 200곳 중 12곳이다. 이어 전체 참여 인력은 총 36명인 것으로 드러나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센터 12곳은 경상남도 1곳, 서울시 4곳, 대구시 3곳, 경기도 2곳, 경상북도 1곳, 전라남도 1곳으로 이뤄졌다. 원스톱 지원 사업은 고립·은둔 청년을 조기에 발견해 ‘1대1 방문 상담’, ‘학습 보조’, ‘회복·가족 치유 활동’, ‘진로 탐색’, ‘자립 지원’ 등 맞춤형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키지다. 

고립·은둔 청소년의 선제적 발굴을 위해 학업 중단 이후 꿈 드림센터로 정보가 연계됐지만 3개월 이상 센터에 등록하지 않거나 이용하지 않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담 상담사가 고립·은둔 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맞춤형 지원체계로 즉시 연계된다. 

아울러 여가부는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워하는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해 편의점 등 지역사회 협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어 고립·은둔을 비롯한 위기 청소년 맞춤 정보 안내와 상담 서비스가 가능한 ‘청소년 1388’ 등도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추정된 고립·은둔 청소년은 13만 9913명이지만, 전체 참여 인력은 36명으로 패키지 구성 내용의 중요성만큼 사업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나아가 사업을 꿈 드림센터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학교에 다니면서도 교우 관계·성적 문제로 고립·은둔 증세를 겪는 청소년도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고립·은둔 청소년의 경우 성인이 돼도 비슷한 상황에 놓일 경우가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고립·은둔 청년 심층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명 중 1명은 10대 때부터 고립 생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복 이후도 중요한 시기

청소년들이 회복 이후에 재고립·은둔에 빠지지 않도록 최소 3개월 이상의 사후관리도 지원된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경우 ‘위기청소년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월 65만 원 이하의 생활비와 연 200만 원 이하 치료비, 월 36만 원 이하의 자립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학업 지속을 희망하는 청소년의 경우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특히 진로선택에 어려움이 없도록 국립·공공 청소년시설에서 운영하는 진로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맞춤형 직업훈련과 근로경험 등을 지원한다.

여가부는 고립·은둔 청소년의 생활실태와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오는 5월에 첫 전국단위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대상은 9세~24세 청소년 중 고립·은둔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며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최근 고립·은둔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고, 고립 청소년 규모도 14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어 고립·은둔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조기에 찾아내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도움이 필요한 고립·은둔 청소년이 필요한 지원을 적시에 받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튼튼히 구축해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가부는 청소년복지지원법상 지원 대상에 고립·은둔 청소년을 포괄할 수 있도록 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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