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간판 달고 지방선거 넘어 대권간다


민주당의 변화의 바람이 일고있는 가운데 중심에 서 있는 무소속 정동영 의원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지난 1월 7일,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무소속 정동영 의원의 복당을 전격적으로 추진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 대표는 “복당뿐 아니라 민주개혁진영의 승리를 위해 힘을 합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야권 대선후보 1,2위인 정동영 의원의 복당에 대해 알아본다.

무소속 정동영 의원의 민주당 복당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정세균 대표는 지난 1월 7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신년기자회견에서 “(정 의원과)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눴다"면서 “정 의원이 민주당과 함께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당 내에도 그런 분위기가 많이 확산되고 있다. 정당 운영은 내부 규율도 있고 구성원들의 동의와 공감대를 얻는 노력도 중요해 그런 절차를 거쳐 정 의원은 민주당과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복당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복당 추진과 관련해서는 서로 입장도 있고 해, 본인도 명예스럽고 민주당에도 도움되는 시기와 방법을 선택해 함께 하게 될 것"이라며 “복당은 당연히 선거 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 측은 이달 중순 복당을 신청할 계획이다. 정의원의 한 측근은 “지방선거 시한이 다가오고 있어 이제 복당을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1월 중 복당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정 의원의 복당은 손학규 전 대표와 한명숙 전 총리, 김근태 전 의장 등 민주당 구 지도부들이 정치 일선에 복귀하는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당 밖에서도 친노진영의 국민참여당과 시민사회, 진보성향의 야당과 폭넓은 선거공조가 함께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정 6일 심야회동서 복당합의

정 의원의 복당 논의가 급진전된 것은 지난 1월 6일, 정 대표와의 심야 회동이 계기가 됐다.

이들은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의원이 극비리에 만나 배석자 없이 2시간가량 오찬을 함께 하면서 정치현안과 복당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공천 갈등을 빚으면서 한 차례 만났지만 성과 없이 헤어진 이후 10개월 동안 불편한 관계가 계속됐다.

이번 회동은 민주당의 혁신과 통합위원장인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이강래 원내대표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이날 만남에서 주로 정 의원의 복당 시기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민주당의 한 인사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일단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적절한 시기에 정 의원의 복당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했다”면서 “하지만 정 의원의 복당 시점을 놓고는 다소 이견을 보였다”고 전했다.

정동영 의원은 1월중 복당을 희망한 반면, 정세균 대표는 원칙적으론 복당을 추진하되 2월 이후에 해결 짓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정세균 대표 측의 한 인사는 “정 대표가 복당을 한 번도 부정해 본 적이 없다”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가지고 추진하자는 생각을 밝혔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복당시기 놓고 정·정 팽팽한 대립

양측이 정 의원의 복당 시점을 놓고 의견이 팽배한 데는 보이지 않은 서로간의 힘겨루기라는 정치권 분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 의원의 복당시점에 대한 논란은 지방선거 공천권 때문”이라면서 “민주당 통합혁신위에서 시민공천배심원제를 마련했다. 조만간 당 차원의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또 2월초부터 지방선거 출마희망자의 예비후보 신청을 하게 된다. 정 의원이 1월에 복당하면 자연스럽게 공천권에 영향을 줄 것이고, 2월에 복당하면 공천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정 의원의 복당이 1월이냐 2월 이후냐에 따라 출마희망자들과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실타래를 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복당은 곧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 정동영, 정세균 계파간의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해관계가 다른 양측에서 복당 시기를 놓고 한 치 양보가 없는 갈등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정 의원 복당에 대해 민주당내에서도 거부감도 상당하다. 특히 지난해 재·보선 과정에서 정 전 의원과 감정 섞인 비난전을 벌여왔던 386·친노 세력과의 갈등이 아직까지 남아있어 화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복잡한 기류 때문에 정 의원의 ‘복당 적기’를 골라야 하는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렇듯 야권의 차기 대선 후보1,2위권인 정동영 의원의 복당이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민주당의 당권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정 의원은 지역구인 전주 덕진을 중심으로 호남에서, 또 수도권에서 일정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 민주당 내에서도 계파가 존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복당 시한을 늦춰 배제하는 모양새로 비치면 분란이 불가피하다. 그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그의 독자세력화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정세균계는 정 의원 복당 문제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에 대한 해법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태정 기자] tjp79@dailysun.co.kr
[사진=맹철영 기자] photo@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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