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계는 일일생활권으로 글로벌화 되어 지구촌 한 구석에서 일어난 일도 즉시, 일파만파로 전파되기 일쑤다. 소전염병인 광우병도 그렇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작은 금융위기도 순식간에 퍼져나가고 있다. 1997년의 우리나라 외환위기 당시 7월에 시작된 태국, 인도네시아의 외환위기가 그해 11월, 12월에 한국을 급습했는가 하면 최근 미국에서 촉발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유럽, 아시아에 거의 동시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불안해소를 위한 시스템적 사고에 의한 관리는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영역 전반에 걸쳐 요청된다.

얼마 전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는데도 천정부지로 계속 올라갈 줄만 알고 모여든 개미투자자들이 떨어질 때 쯤 빠르게 대출까지 해서 주식에 투자했다가 원금도 회수 못하여 망연자실한 모습을 본적이 있다. 또한 몇 년 전 부동산 떳다방의 말에 투자자의 귀가 솔깃하여 투자하거나 ‘남이 장 간다고 나도 장 가는 식??의 투자에 멍들은 사람들을 자주 보곤 한다. 이는 사방이 칡 흙 같은 암흑 속에서 한 가닥 전등불의 밝은 빛을 보고 나방이가 몰려들면서 곧바로 전등 밑의 휘발유를 담은 대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에 비유할 수 있다.

이는 현재의 취업시장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공무원, 공기업은 신이 내린 직장으로 불리고 경쟁률이 몇 백대일은 이제 더 이상 높은 수치처럼 들리
지 않는다.

더욱이 입시철 대학과 학과의 선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수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눈치작전으로 극성이다. 모 대학의 경우는 강당에서 실시간으로 경쟁률을 중계하고 접수마감시간에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다. 이렇게 자신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단기적인 결정은 훗날 큰 후회를 남기게 된다.

‘먼 바다에서 바람이 불면 일본의 장사꾼은 나무를 사 모은 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먼 바다의 바람은 곧 비를 몰고 오고, 비가 내리면 나무하기가 곤란하고 건조되지 않으므로 나무를 사 모은 장사꾼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시스템적(systematic) 사고의 전형이다. 모든 일에는 그것을 불러올 만한 원인이 있다. 그것을 보고 읽어내고 효과적인 대응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개인은 물론 기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단순히 어떤 한 부분만 보고 또 한시적인 생각만 한다면 이는 시스템적 사고가 아니다. 그러다 보면 원인과 결과에 대한 사고도 약화되고 임기응변식의 일 처리만 하게 되어 바쁘기만 하지 일의 성과는 크게 나지 않는다.

세상은 갈수록 이런 시스템적 사고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 어떤 문제도 시스템적으로 보지 못하면 진정한 해결책을 찾을 수가 없다. 이제 단순, 부분적인 사고를 떠나 시스템적으로 보지 않으면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는 복잡한 시대가 왔다. 일의 원인과 결과를 시스템적으로 연결해서 볼 수 있는 폭넓고 깊이 있는 사고와 문제해결 방법을 익힐 때 우리는 이 시대의 유능한 문제 해결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개인에 있어서 진학문제, 취업문제, 부를 늘리는 재테크 수단의 선택 등 살면서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되고 수많은 선택의 길에 놓이게 된다.

이때 성급한 결정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또한 미시적인 관점보다 조금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결정하는 것이 더욱 좋을 것이다.

아울러 조직의 일 처리는 이러한 사고를 바탕으로 모든 일이 시스템화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업무가 바뀌더라도 새로운 담당자가 그 일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자. 조직의 유동성이 심한 첨단 정보화 시대에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조직체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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