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공급에 대한 전망은 정확하게 할 수 있다. 큰 정책 변화가 없는 한 입학정원이 이미 알려져 있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2005년을 기준으로 활동 치과 의사수는 2010년에 1만9천802명, 2015년에 2만2천593명 그리고 2020년에 2만4천865명에 달할 전망이라고 한다. 수요 전망은 연구자의 판단에 따라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 치과의사 과부족 상태를 500명 안팎으로 가정하고 1인당 총진료시간, 성별, 연령별 치과의료 이용량 등을 감안해서 전망한 치과 의사 수요는 2010년에 1만9천130명, 2015년에 2만574-2만3천192명 그리고 2020년에 2만2천19명-2만4천801명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연구를 수행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신호성 위원과 영국런던대학의 박사 후 과정에 있는 홍수연 박사는 “2020년이 되면 공급과잉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만큼 향후 5년 안에 치과 대학입학생을 줄이는 등 적극적인 공급조절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좀 다르다. 공급전망과 수요전망을 꼼꼼하게 비교하면 2020년에 거의 균형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균형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따라서 사람들의 시각차이가 존재하겠지만 2020년 이후에 치과 의사의 상황은 만성적인 초과 공급 상태에 들어가는 것을 예상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이는 이제까지 치과의사들이 누려왔던 일종의 프리미엄이 현저하게 낮아지는 것을 뜻한다. 한마디로 ‘좋은 시절은 가고 어려운 시절만 남았다’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의 전개에 대해서 당연히 의사들의 입장에선 수급을 조절해서 공급과잉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 수 있고 이런 주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나 환자라는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공급 과잉은 치열한 경쟁을 뜻하고 이는 곧바로 더 나은 서비스를 공급받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 의료 서비스를 공급하는 쪽에서는 강하게 반대의사를 나타낼 수 있음은 물론이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치과의사 시장에서 전문가들이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이 현저하게 축소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점이다. 이제 대학 입시를 압둔 학생들이라면 최소한 10년 이후의 직업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 때가 되면 시장이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 가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래에 대한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우리가 주의해야 하는 점은 그냥 과거의 연장선에서 의사 결정을 내리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그냥 이제까지 그래 왔으니까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에 바탕을 두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

장래를 위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은 젊음이란 유한한 자원을 갖고 특정한 미래에 투자를 내리는 일과 같다. 꼼꼼하게 미래의 수급 상황 자료를 놓고 과연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가라고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어느 분야인들 과잉공급 상태를 피할 수 없지만, 인기 있는 치과 분야도 예외가 없음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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