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4.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난 21일 보름 동안의 유럽출장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돌아왔다. 귀국 인터뷰에서 “독일월드컵 엔트리의 80% 정도가 완성됐다”며 “몇 개 포지션에서 새 얼굴을 찾고 있다. 5월 10일까지 K리그를 지켜보며 보강할 선수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드필드진은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하다, 하지만 공격진과 수비진이 아드보카트 감독을 고심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특히 소속 팀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안정환, 차두리, 설기현을 놓고 딕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보름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딕 아드보카트(59)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그에게 가장 먼저 나온 멘트는 해외파 공격수에 대한 우려였다. 잉글랜드챔피언십리그(2부)의 설기현(울버햄튼)과 독일 분데스리가의 안정환(뒤스부르크), 차두리(프랑크푸르트) 등 공격 3인방의 활약상을 지켜보려다 실망만 안고 돌아온 아드보카트 감독은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잃고 있는 이들의 상황과 안정환의 프랑크푸르트전 내용이 실망스럽다”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월드컵 엔트리에 들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파 6명 가운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와 터키 슈퍼리그의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은 태극호의 ‘부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속 팀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안정환, 차두리, 설기현을 놓고 딕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1일 유럽에서 돌아온 직후 공항 인터뷰에서 ‘유럽파라는 이름값만으로 엔트리에 포함시킬 수는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세 선수가 계속 경기에 나오지 못한다면 (엔트리 포함 여부를) 고려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유럽파 태극전사들로 왼쪽(설기현)과 중앙(안정환) 오른쪽(차두리) 공격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세 선수의 부진은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좋지 않은 신호임에 틀림없다.

공격진 국내파 포진 ‘유력’

‘아드보카트호’에서 가장 치열한 포지션은 뭐니뭐니해도 스리톱(3-top)이 가동될 공격진이다. 지난 9월 아드보카트호가 출범한 이래 가장 ‘행복한 고민’ 중 하나가 공격수의 포화였다. 스리톱을 사용하는 대표팀 전술에서 10명이 넘는 공격수들이 최종엔트리 후보로 꼽혔고, 특히 좌우 측면공격은 주전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경쟁 양상이었다. 기존 해외파들에 이동국(포항) 이천수(울산) 박주영(서울) 정경호(광주)등이 가세했고, 6주간의 해외전지훈련이 끝나면 공격력은 더욱 강화되리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다소 돌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팀 공격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해외파들이 제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파 공격진에는 미드필더와 윙 포워드를 소화할 수 있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99.9% 승선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안정환(뒤스부르크) 차두리(프랑크푸르트) 설기현(울버햄튼)이 합류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이들은 현재 소속팀에서 자리잡기가 버거운 눈치여서 불안하기만 하다. 여기에 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53)이 해외파의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 제외 가 능성을 언급했다. 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22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유럽파 가운데 최종 엔트리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있다고 한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위원장의 말은 21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딕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이 ‘유럽파에 실망했다’고 한 발언과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 위원장은 “안정환, 차두리, 설기현을 더 지켜보겠지만 다른 선수도 찾아보겠다.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K-리그에서 주목받는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해외 전훈 결과 국내파에서는 이동국(포항)이 중앙 포워드로, 윙 포워드 자원으로는 이천수, 박주영, 정경호가 본선 최종 엔트리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그리고 송종국(수원)도 가능한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일 앙골라와의 평가전 및 아드보카트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이 치른 A매치에서 통상 6~8명의 공격진이 선발된 점을 감안하면 독일월드컵에서도 이 같은 수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원톱으로 나설 스트라이커 2~3명, 윙 포워드에 각 2명씩, 중복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형 선수 1~2명이 엔트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가운데 해외파들의 부진은 국내파들의 K리그 활약과 유럽파들의 소속팀 선전으로 ‘보이지 않는 경쟁’을 촉발시킨다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구상이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대표팀 공격라인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 거론되는 선수들은 많지만 확실하게 믿을만한 공격수가 없는 모양새가 가능하다.

송종국 발탁 가능성 점쳐져

포백(4-back)이 기본 전술로 쓰여지게 될 수비라인은 센터백(중앙 수비수)과 좌우 풀백(측면 수비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의 보강이 추측된다.김동진(서울)이 아시아지역 예선 최종전인 사우디아라비아전(0-1 패)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것이 주된 이유다. 김동진은 대표팀이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할 때 스토퍼와 풀백을 동시에 설 수 있는 선수로 대표팀 코칭 스태프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러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포백 사용시 소속팀에서 주 포지션이 왼쪽 풀백인 이영표(토튼햄)를 오른쪽으로 돌리고 김동진을 왼쪽 풀백으로 줄기차게 기용한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에 백업 멤버의 보강이 필요하다.

이에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 25일 제주 유나이티드-FC서울전(25일.서귀포월드컵경기장)을 관전한 뒤 26일에는 부산으로 이동해 부산 아이파크-울산 현대의 경기를 지켜보았다.이 중 부산에는 포백의 센터백과 풀백을 동시에 뛸 수 있는 심재원과 이강진이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심재원은 중앙 수비수는 물론 김동진과 같은 왼쪽 풀백을 소화할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최종 엔트리에서 아쉽게 탈락했을 정도로 기량은 이미 인정받았다.

J리그에서 뛰다 올 시즌부터 부산에서 뛰는 청소년 대표팀 출신의 이강진(부산)도 마찬가지. 이강진은 소속팀에서는 주로 오른쪽 풀백으로 뛰고 있지만 중앙 수비수는 물론 연습시에는 왼쪽 풀백도 맡고 있다. 지난 해 말 32명의 해외 전훈 예비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또 K리그 수비라인에서는 짠물 수비로 성남의 선두질주를 이끌고 있는 김영철(성남), 김상식(성남)의 선전이 돋보인다.

이밖에 아드보카트 감독이 주말에 관전한 경기에는 이들 말고도 해외 전훈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올림픽 대표팀 출신의 김치곤(서울) 본프레레 감독시절 국가 대표로 활약했던 김한윤(서울)과 ‘제2의 홍명보’로 극찬받았던 조용형(제주) 등 수비수들도 아드보카트 감독의 관찰 대상이 될 전망이다.이제 월드컵 개막까지 74일, 최종 엔트리 마감(5월15일)까지는 불과 49일. 아드보카트 감독이 유럽 구상을 바탕으로 과연 23명의 독일행 동행 파트너를 어떻게 정할지, 또 본선에서 어떤 전술 카드를 꺼내들지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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