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104명중 절반이 실종·사망”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3월 26일 밤 청와대에서 서해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해군 초계함이 침몰된 것과 관련, 긴급 안보관 계장관회의를 소집해 사태파악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해군 초계함 1200t급 ‘천안함’이 지난 3월 26일 밤 원인모를 폭발로 침몰했다. 해군 역사상 초계함급 이상 대형 선박이 폭발로 침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계함에는 총 104명의 해군이 탑승해 있었고 절반 이상이 구조됐지만 40여명의 젊은 해군이 실종·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갑작스런 폭발로 인해 선박 상부에 있는 장병들은 탈출할 수 있었지만 내부에 근무하던 인원 다수가 배와 함께 가라앉은 것으로 해군은 보고 있다. 해군은 인명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낮은 바다 수온과 서해의 강한 바람으로 실종자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해군 일각에서는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서해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를 순찰중이던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했다. 지난 3월 26일밤 선미 스크루 부분에 원인모를 폭발로 침몰 시각은 9시 45분쯤으로 해군은 추정하고 있다. 침몰 지점은 백령도 남서쪽 1.4km 지점이다. 해군에 따르면 선체 후미에 폭발이 있었으며 선체뒤쪽 스크루 부분에 폭발과 함께 구멍이 뚫려 침몰했다고 전했다. 폭발과 함께 엔진이 꺼졌고 그 다음에 전기가 나가면서 선박 하부에 있던 장병들은 칠흑같은 어둠에 휩쌓여 탈출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함정에 물이 차면서 침몰하는 과정에 선박 상부에 있던 50여명의 장병들은 바다로 뛰어들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지만 40여명의 하부에 있던 장병 다수가 실종·사망한 것으로 해군은 판단하고 있다. 초계함 폭발 사고를 접한 군과 해경은 즉각 구조작업에 나섰다. 사고 발생 2시간 후인 3월 27일 새벽 1시에 구조팀은 104명 장병중 58명을 구조했고 나머지 실종 인원은 여전히 구조작업을 벌였다.


‘포성 요란’, ‘발컨포 발사 소리’ 구조 긴박

구조작업은 해상에 있던 PK(100톤급) 함정 1척과 해경 함정 2척(1002함, 501함)이 출동해 사고 함정의 해병을 구조를 벌였다. 그러나 구조할 인원이 상당수인만큼 군경은 해난구조대 잠수요원(SSU) 100명에 해군이 보유한 10척의 함정을 포함한 해난 구조 전력을 총출동시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SU요원은 1960년대 이후 격침된 북한 간첩선 등을 인양하고 아군 항공기 또는 함정 조난시 주요장비 확보, 인명구조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임무 부대이다.

이번 초계함 침몰 사건으로 인해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백령도 주민들은 포성으로 인해 밤잠을 설쳐야만 했다.

잠을 제대로 못 이룬 백령도 주민들은 “사고 당일 밤 집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큰 포성을 들었다”, “평생 백령도에 살면서 그런 큰 포 소리는 처음 들었다”, “‘드르륵’, ‘드르륵’ 발컨포 발사 소리를 들어 야간사격 훈련을 하는 줄 알았다”는 등 긴장 속에 밤을 지샜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해군측에서는 포성은 인명구조작업을 위한 조명탄이라고 긴급 해명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또한 발칸포 발사 소리에 대해서 ‘레이더에 포착된 물체가 있어 우리군이 경고 사격한 것이다. 후에 새 떼로 밝혀졌다’며 북한군의 출몰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정부는 밝혔다.

초계함 폭발 사건관련 원인 규명에는 청와대와 군은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군의 소행이라는 시각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는 반응이다. 대신 군 당국은 천안함의 밑바닥에 구멍이 생긴 원인을 ▲어뢰나 수중기뢰, 북 잠수정 등 외부 공격 ▲자체 결함이나 적재된 포탄과 탄약에 의한 파열 ▲암초와 충돌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본격 원인규명에 나섰다. 군 일각에서는 ‘원인규명’이 장기화 될 공산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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