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소속 유명 여자 프로골퍼 100여 명이 투자한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수억 원대의 투자원금을 날릴 판이다. 문제가 된 회사는 골프 자동화연습기기를 개발한 (주)골프인 이다. KLPGA는 지난 2002년 골프인과 마케팅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골프인은 투자자를 모집했고 KLPGA의 여성회원 50여명이 투자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인이 2004년 부도가 났다. 하지만 지난 2004년 골프인이 부도가 난 뒤에도 골프인과 협회는 부도난 사실을 투자자인 KLPGA 여성회원들에게 숨겨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원금마저 손해를 본 여성회원들이 KLPGA와 골프인에 항의를 했다. 골프인에선 법적 책임이 없다며 나몰라라는 입장이고, KLPGA도 마찬가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협회가 나서서 해결할 것이라고 믿고 기다렸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여성회원들은 KLPGA와 골프인을 상대로 법정소송을 벌일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소속 유명 여자 프로골퍼 100여 명이 무더기로 투자한 회사가 부도를 맞아 수억 원대의 투자 원금을 날리게 되어 파장이 일고 있다.골프인(대표 정진구)은 골프 자동화 회사이다. 2002년 국내 여성프로골프협회인 KLPGA와 마케팅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바 있다. 지난 2004년 회사를 사세 확장 하다가 부도가 났다. 국내에 골프연습장 자동화설비를 도입해 성장한 골프인은 자신이 원하는 국내 프로골퍼와 라운드를 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발했다. 이 사이트는 당시만 해도 핵기적인 시스템이었다.

‘투자설명회로 둔갑한 조인식’

골프인은 지난 2000년 7월19일 사이트를 공식 오픈했다. 당시 오픈식과 함께 KLPGA와 조인식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행사에는 DJ정권 당시 실세인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골프인, KLPGA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목적은 조인식이었다. 하지만 조인식은 뒷전이고 투자설명회로 둔갑되어 행사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고정수 프로가 1,100만원(주당 1만원 1150주ㆍ50주는 무상증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권선아, 엄성옥, 이미숙, 최미숙, 지유진, 박현옥, 심의영 프로 등 20여 명이 160만원씩 소액투자를 했다. 또한 고아라, 김희정, 지유진 최미숙 등 일부 여자 프로들은 50주씩을 보유중이며 여자프로골프협회 임원급들도 소액 투자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Y프로의 친인척은 개인 명의로 6억원을 투자했고 B남자 프로골퍼를 포함해 4명도 1억원 상당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골프인에 투자한 여자 프로골퍼는 확인된 숫자만 56명이다. 주주명부에 등록되지 않은 선수들을 비롯해 2차로 주식을 매입한 프로들까지 감안하면 무려 1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KLPGA와 골프인 커넥션 의혹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 KLPGA와 골프인 커넥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협회에선 KLPGA와 골프인 파트너십 조인식이라는 주장이지만, 실제는 투자설명회였다는 것이다. 골프인에 투자한 한 여성골퍼는 “투자 과정부터 석연치 않았다”면서 “당시 협회가 주관하는 조인식 자리가 파트너사에 대한 투자설명회로 둔갑한 것부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유명 탤런트도 참가하는 등 사실상 협회가 투자를 알선했다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투자자들은 골프인이 부도가 나기 전에 투자 원금을 회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원금을 날린 투자자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 여기다 투자를 종용한 협회가 골프인 부도가 난 뒤 수습은 하지 않고 뒷짐을 쥐고 있는데 대해 아쉬움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골퍼는 “운동만 알던 선수들이 3년 후 원금의 3배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충동적으로 투자하게 된 것이 대부분”이라고 털어놨다.

그리고 여성회원들 말에 의하면 골프인이 지난 2004년 부도가 난 뒤에도 골프인과 협회는 부도난 사실을 투자자인 KLPGA 여성회원들에게 숨겨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여성회원들에게 알려진 것은 올해 3월 피닉스파크에서의 협회 공식세미나를 통해서다. 그 동안 아무 말 없던 협회가 이날 여성회원들을 대상으로 피해액을 조사하면서 공개되었다고 한다. 현재 골프인의 주주들은 부도난 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협회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고려중이다.이들이 협회에 대해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것은 일상적인 조인식 자리를 투자설명회로 둔갑시킨 만큼 직ㆍ간접적으로 투자를 유도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현재 여자프로골프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http://www.klpga.com) 네티즌들의 항의 글들이 올라와 있다.

‘골프인 투자자’ 아이디를 쓴 네티즌은 “세미나자리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제목으로 “협회는 선수222명에 달하는 무상주를 받았다. 십 억대가 넘는 돈 아닌가요? 앞으로 세미나 자리에 간절한 바램이 있다면 투자설명회 또는 성형외과의사가 들어와 보톡스를 놓는 유쾌하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1004’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네티즌은 “2000년 설명회해서 2001년 말에 10배준다고 했다. 세미나 자리만 아니었다면 (투자를 안했을 것이다). 모두 협회를 하늘만큼 믿었다.”고 말했다.

KLPGA, ‘투자자 자신의 투자행위에 대한 책임’

이와 관련해 여자프로골프협회 관계자는 “골프인과 협회와의 관계는 협회가 수익 창출을 위하여 라이센싱 계약을 했다. 계약금 3천만원과 무상주를 당시 정회원에게 인당 50주씩 배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코스닥에 상장될 때까지 협회가 보관하는 것으로 하고 11,100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라이센싱 계약을 할 때 현금이 부족할 경우 계약금 얼마하고 협회에 필요한 물품을 포함해 계약을 한다.

이것은 일반적인 관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협회가 나서 주식을 사라고 권유한 적이 없다. 협회는 단지 라이센싱 계약을 맺은 관계로 협회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없다.”고 해명했다.여자프로골프협회는 어디까지나 투자한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자신의 최종 판단 아래 투자를 해놓고 이제 와서 부도가 난 뒤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여성 골프선수와 KLPGA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이제 법적으로 까지 확산될 조짐이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구명석 기자>gms7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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