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는 수도권에 달렸다

지난 17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6·2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서울시장 후보들이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실천 협약식’을 갖고 있다. [맹철영 기자] photo@dailypot.co.kr

6.2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여야 후보들이 본격 선거 레이스에 돌입했다. 여당은 경제살리기와 안정된 국정운영을 내세우고 있고, 야당은 정권심판론을 부각시키며 막판 역전세를 노리고 있다. 여야는 이번 지방선거 빅3라 불리는 수도권 쟁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도권이 사실상 전체 선거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각 언론사들은 이번 지방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최근 일제히 쏟아냈다. 전체적으로 한나라당이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후보단일화를 속속 이뤄내면서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방선거를 10여일 앞둔 현재,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 판세를 알아봤다.

[수도권]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는 사실상 이번 지방선거 전체 승패를 판가름 한다. 전국 주요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토대로 판세를 가늠해 보면 수도권 광역단체장 3곳에서 모두 한나라당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는 오세훈-한명숙 2강 구도로 압축됐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한명숙 후보보다 약 12~17%P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각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마다 약간의 지지율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조선일보 여론조사(5월 16일)에 따르면 오 후보가 47%의 지지율을 얻어 35.1%를 보인 한 후보를 앞섰고, 동아일보 여론조사(5월13~5월17일)에서도 오 후보 49.7%, 한 후보 32.3%의 지지율을 보여 오 후보가 한 후보를 앞섰다.

한겨레신문 조사에서도 오 후보와 한 후보가 각각 52.2%, 35.7%의 지지율을 보였다. 한 후보는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지난 5월 14일 민주노동당 이상규 후보와 극적 후보단일화를 이뤘다. 한 후보측은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자연스럽게 야권 표가 결집, 정권심판을 통해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각오다.

경기지사 선거는 재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의 우세속에 최근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킨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추격하고 있다. 유 후보는 김 후보보다 10%P 가량 뒤지고 있지만 야권 연대를 통해 선거에 승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초 유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성사시켰을 경우 김 후보와 백중세가 예상됐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조선일보에서는 김 후보 42.4%, 유 후보 30.2%로 나왔고, 동아일보에서는 김 후보 44.1%, 유시민 33.2%로 김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는 우세를 보였다.

지역 일간지 여론조사 결과도 대동소이 했다. 경인일보와 경기일보는 김 후보와 유 후보의 지지율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46.1%대 38.9%, 45.6%대 31.7%로 발표했다. 한겨레신문 조사에서는 김 후보 44.9%, 유 후보 36.6%로 나왔다. 인천시장 선거는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5월 11일에 인천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시장이 44.9%로 41.8%의 송 최고위원을 3.1%P 앞섰다. 한겨레신문 조사에서도 안 후보와 송 후보가 45.2%대 39.5%로 약 5%P 차이로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반면 조선일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44.0%대 33.8%로 10%P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왔다.


[영남권]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텃밭인 경남에서는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돌풍을 일으켰다. 동아일보 조사에서 김 후보는 39.0% 지지율을 얻어 34.0%를 얻은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를 5%P 앞질렀다. 경남은 노무현·이명박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가 김 후보의 최근 상승세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구 경북 지역과 부산 울산 지역은 모두 한나라당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통적 지역구도의 틀이 깨지지 않았다. 대구의 경우 현 시장인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의 독주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김 후보는 동아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57%라는 압도적 지지율을 보여 재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에서도 현 지사인 한나라당 김관용 후보가 55.9%의 높은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이 밖에 허남식 부산시장 후보, 박맹우 울산시장 후보들은 모두 한나라당 소속으로, 현재 5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당선 고지에 깃발을 꽂을 준비를 하고 있다.


[호남권]

영남권과 반대로 호남권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다. 광주시장, 전북 전남지사에서 민주당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호남권 광역단체장 3곳 모두 민주당 후보들이 한나라당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광주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강운태 후보가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 56.5%로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기록비서관 출신인 한나라당 정용화 후보는 8.0%를 얻었고, 국민참여당의 정찬용 후보와 민주노동당 장원섭 후보는 각각 4.2%, 6.2%의 지지율을 보였다.

전남지사 선거는 3선 도전의 민주당 박준영 후보가 61.4%로 다른 후보들을 50%P가 넘는 큰 격차로 앞질렀다. 전북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김완주 후보가 57.5%로 선두를 달렸고,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인 한나라당 정운천 후보가 9.5%의 지지율로 2위다.


[충청권]

충청권은 수도권과 함께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대 관심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세종시 논란의 진앙지이기 때문이다. 충남지사의 경우 민주당 안희상 후보와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로 좁혀졌다. 여론조사 결과도 오차범위내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동아일보 조사에서 안 후보가 28.1%로 23.0%를 얻은 박 후보를 앞섰지만 한겨레신문 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32.2%를 얻어 27.8%를 얻은 안 후보를 따돌렸다. 충북에서도 1위와 2위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에 있을 정도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한겨레신문 조사에서는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가 45.5%, 민주당 이시종 후보는 42.3%로 나타났다. 대전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위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겨레신문 조사결과 자유선진당 염홍철 후보가 33.7%, 현 대전시장인 박성효 후보가 31.9%를 보이며 치열한 한판승을 예고하고 있다.


[강원·제주권]

강원지사의 경우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가 민주당 이광재 후보를 지지율 면에서 15%P 정도 앞서고 있다. 이광재 후보는 야권연대와 더불어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에 따른 ‘노풍’을 타고 돌풍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제주는 전통적으로 특정정당에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이다. 무소속 후보가 난립할수 있는 이유다.

제주지사 선거는 무소속 출마자들이 눈에 띈다. 최근 친 동생이 금품 살포 혐의로 구속돼 한나라당 공천을 박탈당한 현명관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현 후보는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우근민 후보가 현 후보의 결점을 파고든 결과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이 밖에도 민주당 고희범 후보와 무소속 강상주 후보도 20%대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이며 선두자리를 추격하고 있다.

[전성무 기자] bukethead@nate.com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