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바보다.” , “아니다. 네가 진짜 바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치한 ‘바보 논쟁’이 점입가경이다.

2년 만에 일본에 돌아와 홈런 37개를 때려내며 여전한 괴력을 발산 중인 터피 로즈(39)가 포문을 열었다. 그는 26일 라쿠텐 골든 이글스전에서 승리한 뒤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정면 대결을 피하고 볼넷을 지시한 노무라 가쓰야 라쿠덴 감독을 겨냥해 “노무라 감독은 바보다. 그런 건 야구가 아니다”라며 폭언했다.

로즈는 당시 10-0으로 크게 앞선 8회 2사2루에서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이를 두고 노무라 감독이 소속팀 선수인 야마사키 다케시(39)와 로즈가 퍼시픽리그에서 홈런, 타점부분에서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자 야마사키를 밀어주기 위해 일부러 피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야마사키는 노무라 감독의 비호 속에 28일 현재 40홈런 93타점으로 리그 1위를 질주 중인 선수. 로즈의 발언이 공개되자 노무라 감독 대신 야마사키가 발끈했다. 야마사키 역시 로즈를 향
해 “자기 생각 밖에 못하는 네가 바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데일리스포츠 인터넷판이 29일 전한 바에 따르면 이를 전해 들은 로즈는 다시 “21년간 홈런 295개를 때린 야마사키와 일본에서만 11년간 397개를 때린 나를 비교할 때 누가 더 바보냐”며 이번에는 야마사키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이어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뛰고 있는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2004년 262안타로 빅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울 때도 상대 팀이 볼넷을 걸렀다면 어떠했겠는가”라며 은연 중 일본 야구 풍토가 ‘비겁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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