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G를 아시나요?”

‘Wives And Girlfriends’. 영국 콜린스사전 최신판에 오른 약자로 잉글랜드 축구스타들의 부인이나 여자 친구를 뜻하는 신조어다. 영국의 ‘WAG’는 유명세에 사업수완을 얹어 돈더미에 앉기도 한다. 오는 6월 결혼을 발표한 웨인루니(22·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여자 친구 콜린 맥러플린(21)은 지난해 사업으로 90억원을 벌어 루니의 수입을 앞섰다. 시간당 3천5백원을 벌던 점원소녀가 수십억원대 CEO로 변신한 순간이다.

축구스타의 ‘옆자리’가 신분상승 기회가 되면서 한국에도 ‘축구스타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 얼짱은 물론 미인대회출신 여성들까지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

대부분 ‘미녀’를 얻은 선수가 동료들을 소개해 ‘새끼를 치는 식’으로 만남을 주선한다. 선수들이 자주 찾는 무도회장에서 부킹을 통해 연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1~3개월짜리 풋사랑이 전부다.

미녀들의 육탄공세가 워낙 대단하니 상처(?)를 입는 선수들도 생기게 마련이다. 청소년대표 출신의 A선수는 올해 사귀던 여자 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차였다’. 연예기획사 연습생이었던 그녀가 소속사 감시를 이유로 헤어지자고 한 것. 팬들 사이에서 ‘닭살 커플’로 이름 높았던 A는 한동안 슬럼프에 시달렸다. ‘연예인의 꿈 따위 포기할 수 있다’던 여친의 맹세가 이별과 동시에 깨졌음은 물론이다.

유망주로 주목받은 B선수는 ‘연상의 그녀’가 발목을 잡았다. 처음 프로에 입문해 이름을 날리던 시절, 적잖은 나이차의 연상녀에게 자동차 등 고가의 선물을 받으며 관계를 맺은 게 구단에 알려진 것. 격노한 구단 프런트와 한바탕 마찰을 겪은 B도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그는 지금까지도 예전의 기량을 찾지 못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단물을 다 빨아먹은’ 여자 친구가 선수를 버리는 경우도 심심찮다. 대표팀 엘리트코스를 밟았던 C선수는 결혼까지 약속했던 여자 친구와 최근 헤어졌다. 좋은 마음으로 서로를 놓아줬다고 본인은 말하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 반응은 다르다. 전보다 C의 유명세가 떨어지자 명문가 딸인 여자 친구가 그를 버렸다는 것. 전에도 미인대회출신 여자 친구와 이별의 쓰라림을 겪었던 C는 절치부심의 각오를 외쳤지만 최근 새 여자 친구와 다시 신혼 분위기에 빠져있다는 후문이다.

축구스타들의 만남과 헤어짐은 비상한 관심을 끈다. 하지만 그 만남이 선수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팬들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오래된 한 축구팬은 “몇몇 젊은 선수들은 나이트클럽을 전전하며 장식품처럼 여자를 갈아 치운다”며 “한국에 진짜 축구선수는 없는 모양”이라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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