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4시 국회를 만드는 사람들 [28] 유의정 입법조사처 교육과학 팀장

국회는 이론과 현실이 공존하는 곳이다. 국회에서 만들어지는 법은 학자들의 숨은 노력의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보조하는 국회의 독자적인 조사분석 기관이다. 다 분야에서 모여든 학자들이 입법 과정에 참여한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법안을 검토하고 각종 연구 결과를 의원실, 상임위원회 등에 제공한다. 유의정 국회 입법조사처 교육과학 팀장은 러시아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학자 출신이다. 유 팀장을 통해 입법 과정에서의 학자들의 숨은 노력을 알아봤다.

“나의 연구가 직접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지난 6월 8일 오후 국회도서관 4층에서 만난 유의정 교육과학팀장은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유 팀장은 1997년 러시아 국립학술원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역사 전문가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데이비드 러시아 연구센터 객원 연구원과 한국 외국어 대학교 외국학종합연구센터 연구교수 등을 거쳐 2008년 4월 입법조사처 문화교육팀장으로 국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유 팀장이 국회에 들어온 계기는 특별하다. “내가 하고 있는 연구가 직접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다. 미국 CRS(미의회조사국)와 같은 기관이 국내에 생긴다는 것을 알고 기회로 생각했다.”

유 팀장은 현재 부서 직제개편을 거쳐 교육과학팀장 직을 맡고 있다. 유 팀장이 근무하는 교육과학팀은 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산하 부서로 교육·인적자원개발·과학기술 등 관련 분야의 입법 및 정책에 관한 연구 및 분석 작업을 담당한다. 이렇게 교육과학팀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를 의원들에게 보고서 형태로 제공해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교육과학팀에는 해당 분야에서 학위를 가지고 오랫동안 연구경력이 있는 전문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현재 초·중·고등 교육을 담당하는 조사관 2명, 학술과 평생교육 담당 조사관 1명, 조사관보 1명, RA(연구조고) 1명 등 총 8명이 근무하고 있다. 유 팀장은 이런 교육과학 분야의 전문가들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법안을 검토하는 것이 주 업무이다 보니 현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유 팀장에게 교육과학팀의 최대 현안에 대해 물었다. 유 팀장은 “최고 현안은 역시 무상급식 문제이다”라며 “6월 임시국회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당초 법안 현안보고서가 완성 됐지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 이후로 발간을 연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유 팀장은 또 다른 현안으로는 국사교육이 축소 될 우려가 있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입법조사처 소속 직원들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직무규정이다. 유 팀장은 “연구 및 조사 결과를 내놓더라도 쟁점이 되는 사안에 따라서 어느 특정한 쪽을 지지하는 모양이 될까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유 팀장은 어떤 때 삶의 추진 동력을 받을까. 그는 “우리 팀에서 나온 보고서가 직접 입법과정과 정책에 영향을 주고 기여할 때 일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나름대로 열심히 즐겁게 일했던 것 같다”며 그간 학자로서, 입법조사처 팀장으로서의 성과를 평가했다.

[전성무 기자] bukethead@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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