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家 이야기] 롯데그룹 편 <속>

- 롯데쇼핑 경영진과 직원 간 임금 격차 … 71배
- 유통·식음료 등 동종 업계서 ‘짠돌이’ 눈총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은 재계에서 급여가 상대적으로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은 일본에서 ‘껌장사’로 시작해 큰돈을 벌었으며, 한국에서는 ‘땅장사’로 부동산 재벌이 됐다. 또한 롯데그룹은 국내 대기업그룹 중에서도 소비재 생산 및 판매를 통해 재벌이 된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백화점과 할인점을 아우르는 유통 및 식음료 등 비교적 사업위험이 덜한 소비자와 밀접한 연관 업종이 주력이다. 그런데 이들 업종은 서비스사업으로 노동집약적 산업이며, 임금 또한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더욱이 경영진은 고액 연봉을 누리지만 일반 직원은 동종 업종 내에서 경쟁사보다 대체적으로 급여가 낮다고 알려졌다. [일요서울]이 연속기획으로 롯데그룹 오너家를 포함한 경영진과 직원 간의 ‘소득양극화’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황을 살펴본다.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 유통 3사의 경영진과 직원 간의 급여 차이를 조사한 결과 차이가 가장 큰 곳은 롯데쇼핑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초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 유통 3사의 1분기 보고서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으로 경영진과 직원 간의 임금격차가 롯데쇼핑이 71배로 가장 컸으며, 현대백화점과 신세계가 각각 35배와 25배로 뒤를 이었다.

롯데쇼핑은 지난 1분기 신 총괄회장, 신 회장,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이인원 롯데 부회장, 이철우 롯데쇼핑 대표이사 등 경영진 5명에게 월평균 1억6100만 원씩 모두 24억2100만 원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의 직원들은 월평균 230만 원을 받았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10년 사업보고서부터 계약직을 포함해 공시하기 시작했다”며 “정규직만을 공시했던 이전과는 평균 근속연수와 1인 평균 급여액의 기준이 다르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회장, 경청호 부회장, 하병호 사장 등 경영진 3명에게 1분기 급여로 1인당 매월 평균 1억2800만 원을, 신세계는 당시 대표이사였던 정용진, 박건현, 최병렬 등 3명에게 평균 72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의 수령액은 평균 근속연수가 9.6년으로 가장 긴 현대백화점이 월평균 360만 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신세계(평균 근속연수 5.83년)는 290만 원, 롯데쇼핑(평균 근속연수 4.9년)은 230만 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식음료 업계에서도 연봉 낮아

지난 2009년 기준으로 식음료 업계에서는 대한제당이 CJ제일제당을 제치고 연봉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말 13개 주요 식품업체가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200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1인당 평균 연봉은 3794만 원으로 전년대비 2.22% 증가에 머물렀다. 2008년 1인당 평균 연봉이 16.70%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감소했다.

대한제당은 지난해 1인당 평균 연봉이 4600만 원으로 전년대비 5.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제당은 2008년에는 CJ제일제당과 삼양사에 이어 3위였지만, 2009년에는 1위에 올랐다.

롯데그룹 식음료 업계 계열사인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은 1인당 평균 연봉이 각각 3800만 원과 3396만 원으로 업계 최상위권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오리온의 경우 생산성 증가에 힘입어 연봉이 가장 많이 올랐으나 대상을 포함한 롯데칠성과 삼양사는 연봉이 전년과 비슷하거나 동결됐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지난해 8월 16일 롯데그룹 중국 베이징 현지 법인인 롯데차이나푸즈(롯데중국식품공사) 공장에서 파업이 발생해 공장가동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19일 ‘월스트리저널’, ‘다우존스’, ‘중통사(中通社)’ 등에 따르면, 중국차이나푸즈 공장의 3000여 명의 현지 근로자들이 16일부터 파업에 돌입해 임금인상과 복리후생 조건 등의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급여에 대한 불만이었다. 롯데가 채용 때 1700위안의 월급을 약속했으나, 실제로 여러가지 공제가 적용돼 많은 종업원들이 실제로 받는 월급은 700위안 전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베이징시의 최저임금 수준인 960위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종업원들이 크게 반발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롯데 측은 이와 관련해 “16일 발생한 파업은 19일 타결됐으며 종업원 임금을 최저임금선인 960위안 선으로 올리기로 합의했다”며 “또한 외신보도와 달리 실제 종업원 수는 300여명 선”이라고 밝혔다.

한편, 롯데그룹은 퇴직임원에 대한 대우로, 부사장급 이상은 최소 1년 이상 고문으로 위촉하고 전무 이하는 자문으로 위촉한다. 출신 계열사나 직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현직 연봉의 40~60%가 지급되며, 이는 10대그룹 중 최하위 수준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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