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집권 후반기로 들어서는 2006년 청와대 보좌진들이 대폭 교체될 전망이다. 또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미 사의를 표명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김진표 교육부총리, 오명 과학기술부총리, 오영교 행정자치부장관 등이 이런저런 이유로 교체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특히 이번 청와대 인사 교체 범위가 중폭이상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면서 과거 연대(이광재)와 고대(안희정) 세력간 보이지 않는 세대결도 재점화될 분위기다. 아직은 연세대 인맥이 청와대에 다수지만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대선에서 ‘충신’역할을 했던 고대 출신 이상수, 안희정씨에 대한 ‘배려’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또 내각 교체 하마평에 연세대 총장을 역임하고 연대 인맥 ‘맏형’격인 김우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과학기술부총리 유력설이 돌면서 2·18 열린우리당 전대이후 권력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연-고 세대결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청와대 고대 인맥 부상

지난해 8월 25일 ‘연대맨’ 김우식 비서실장 후임으로 ‘고대맨’ 이병완 전수석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김 전실장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 총장까지 역임하다가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김 전실장은 88년~89년 학생처장을 맡으면서 연대 운동권출신 386 참모진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청와대에 들어와 ‘맏형’ 역할을 했다.현재 청와대내 연대 주요 인맥으로는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천호선 의전비서관, 윤태영 연설기획비서관, 박기영 정보과학기술 보좌관, 김만수 대변인, 강태영 업무혁신비서관, 이현재 경제정책비서관, 문용욱 제1부속실장 등 20여명 정도 이르고 있다. 반면 김 전실장 후임으로 들어온 이병완 실장은 고대출신이다. 또 전해철 민정비서관, 박남춘 인사관리 비서관, 김은경 민원제안 및 제도개선비서관 등 10여명의 인맥이 청와대에 포진해 있다. 여기에 고대 출신인 이상수 전의원의 입각이 현실화되고 이광재 의원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 최측근으로 통하는 안희정씨가 집권후반기에 막후 역할을 담당한다면 고대가 막강한 파워를 행세할 것으로 관측된다.

고대VS연대 파워게임 진행중

현정부들어 고대인맥을 대표하는 안희정과 이 의원을 정점으로 한 연대인맥은 보이지 않는 권력 파워게임을 계속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이 의원은 오는 5·31지방선거에 강원도지사 출마를 굳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안희정씨는 모교인 고려대 아세아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호시탐탐 정치재개를 노리고 있다.특히 두 사람 모두 청와대에 직접 몸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청와대 비서진 교체 때마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배후설이나 알력설이 끊이질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참여정부 초기 ‘좌희정 우광재’로 이광재 국정상황실장, 안희정 제1부속실장으로 내정됐으나 이 의원만 청와대에 입성했다.

당시 안씨가 제외되고 이 실장이 전권을 행사하면서 둘 사이에 미묘한 갈등관계가 형성되었고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이러한 연고대간 물밑 권력암투는 특정인사에 집중된 보직이동으로도 알 수 있다.고대의 대표인맥인 이병완 실장은 기획조정비서관, 정무기획비서관, 홍보수석, 홍보문화특보를 거쳤고, 박남춘 비서관은 국정상황실장, 인사제도비서관, 인사관리비서관에서 현직에 이르렀다.연대 인맥중 천호선 의전 비서관은 참여기획비서관, 정무기획비서관, 의전비서관, 국정상황실장 등 청와대 내에서만 5번 자리를 옮겼다. 윤태영 부속실장의 경우 연설비서관과 대변인을 역임한 이후 현직에 이른 것이다. 한 사람이 청와대 요직을 최하 3번 최대 5번이나 옮겨가며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연고대 파워게임이 내포돼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PK사단 ‘갈림길’

여기에 PK사단의 수장이자 ‘왕수석’으로 통하는 문재인 민정수석의 사퇴가 현실화되고 황 우석 사태로 박기영 과학기술보좌관이 경질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두 자리를 둘러싼 PK, 연대, 고대, 친노세력간 파워 대결도 관심사다.현재 민정수석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물로는 고대출신이자 안희정 인맥으로 알려진 전해철 민정비서관과 PK사단의 이호철 국정상황실장, 그리고 노 대통령 사시동기인 서울대 출신 강보현 변호사(법무법인 화우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여권 관계자들은 PK와 안희정 인맥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자칫 강 변호사가 낙점될 경우 PK 사단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현재 참여정부 초기 부산상고 라인인 권찬호 의전비서관, 오정희 공직기강 비서관이 있었으나 각각 2005년 8월 국무총리실, 2월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유일하게 차의환 혁신관리비서관만이 남아 있는 상태다.여기에 연대 총장을 지낸 김우식 전비서실장이 과학기술부총리 입각설이 유력하게 나오면서 청와대와 정부간 원만한 조율을 위해 김 전실장의 연대 인맥인 박기영 보좌관 후임으로 발탁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이상수, 이강철 정치재개 초미 관심사청와대·내각 물갈이 교체 대상과 범위는?

연초 청와대 및 내각 교체 범위가 중폭 이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청와대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출신인 김완기 인사수석과 이용섭 혁신수석의 출마설이 나돌고 있고, 황우석 교수 파문 여파로 박기영 보좌관도 책임론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1년7개월이 된 이원덕 사회정책수석과 김영주 경제정책수석도 교체시점이 됐다는 말이 나돈다.한편 1차 내각 교체는 당권에 도전하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진표 교육부총리, 농민 사망 책임에 따른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 황우석 파문으로 인한 오명 과학기술부총리 등도 교체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임에는 유시민 의원이 ‘0’순위로 꼽히고 있고, 통일부 장관에는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과 문희상 전 의장, 그리고 임종석 의원, 이종석 국가안전보장위 사무차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교육부총리 후임에는 한명숙 의원, 과학기술부총리에는 김우식 전비서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고, 이상수 전의원은 행정자치부 장관과 김대환 노동부장관이 물러날 경우 그 후임으로 복수 거론되고 있다. 이강철 전수석과 원혜영 정책위의장도 행정자치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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