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중고등학생 수백 명을 대상으로 먹이사슬관계를 맺고 금품 갈취와 폭력을 일삼아 온 학교 폭력 조직이 적발돼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서초경찰서는 10일 흉기 등으로 후배들을 폭행해 학생 700여 명으로부터 3년에 걸쳐 수억 원의 금품을 상습 갈취해온 김모(18) 군을 구속하고 10대 중·고생 50여 명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군에게 상납을 요구하고 상습적으로 폭행한 이모(21) 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씨는 학교 후배인 김 군 등 4명을 통해 먹이사슬 관계를 맺고 주기적으로 상납금을 요구해 갈취해 왔다. 또 김 군 역시 나머지 피해자들에게 주기적 상납금을 받아왔다.

우두머리 격인 이 씨는 김 군 등 4명에게 현금 및 명품의류 등 수천만 원의 금품을 상납받았다. 또 말을 안듣는 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수차례 폭행을 일삼았다.

김 군 역시 생활비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나머지 피해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주기적으로 현금과 명품의류, 전자기기, 아르바이트비 등 수천 만 원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아랫단계의 피의자들은 K군 상납지시가 떨어지면 강남권 중·고등학교 중 각자 담당할 학교를 나눠 해당 학교 학생들로부터 수시로 금품을 갈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동자 이 씨가 고등학교 시절 조직폭력에 가입 권유를 받은 적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조폭과의 관계 가능성을 열고 수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피해학생들로부터 이들이 서울시 전역에 걸쳐 학교 폭력의 배후를 조정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해액도 많게는 수억 원대 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현 기자>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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