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지지도-지역 독점 해소할 기준 입각 야권 단일화”

▲ 통합진보당 심상정, 이정희, 유시민 공동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단 2012년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서울=뉴시스>

통합진보당은 16일 “총선 승리를 위한 야권 연대 기구를 양당 대표 책임 하에 빠르게 구성하자”고 민주통합당 측에 제안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4·11 총선 야권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전 지역구를 일괄 배분하자며 이같이 밝혔다.

지역구 일괄 배분에 앞서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공동공약으로 합의하고, 선거결과가 정당지지율을 반영하는 야권연대 기구 구성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런 뒤에 정당 지지도 등을 고려하고 지역 독점을 해소할 합리적인 기준에 입각해 야권 단일후보를 내자는 것이다.

이는 총선을 앞두고 야권 단일화 협상에 나설 경우 또다시 협상과정에서 지루한 줄다리기를 벌여야 하고 각 지역별 경선 절차와 비용까지 소모해야 비효율성을 극복해보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당대당 협상이 타결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민주통합당은 '많은 사람이 지역에서 준비했는데 어떻게 포기시키냐'고 하는데, 그 말에 갇히게 되면 야권연대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당내 예비후보 자격 심사 때부터 야권 연대에 대해서는 중앙당 방침에 따를 것을 서약하는 문서에 서명을 받는다. 민주당도 그 정도의 결심이 필요할 것”이라며 “경선이라는 이름으로 소선거구제의 한계가 그대로 야권연대로 이어지는 것을 국민들이 바란다고 보지 않는다. 야권연대가 단순히 이기기 위한 수준에 머무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어 심상정 공동대표는 “민주당 주요 지도부들 중에서도 선거 연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비관적 입장을 피력하는 분들이 있다. 지도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특정 지역의 정당구도를 해체하는 것도 정치 발전에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명숙 민주통합당 새 대표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금 통합진보당이나 민주통합당은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 열어 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4.11 총선을 목전에 두고 야권연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그간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양보해온 부분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통합진보당이 제시한 일괄 타결 방식을 수용할 지는 미지수인데다, 지역이 총선 예비후보들의 반발에 따른 내부 진통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동석 기자>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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