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일 오후 본격적인 대이동이 시작된 가운데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이 고향을 찾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서울=뉴시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가족을 만난다는 기쁨과 새해 소망을 가득 안은 귀성객들의 발걸음이 고향을 향하고 있다.

고향을 향해 떠나는 귀성객들이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 서서히 몰리면서 명절 분위기가 물씬 났다.

특히 서울역과 고속버스터미널에는 일찌감치 고향에 내려가는 귀성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있다.

귀성객들은 고사리같은 손으로 부모의 팔을 이끄는 어린아이부터 양 손에 선물꾸러미를 가득 든 50대~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지만 가족을 만날 설레임에 한결같이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역. 매표창구 앞에는 미리 예매를 하지 못해 표를 구하러 온 시민들로 길게 줄이 늘어섰다.

매표 창구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연신 몰려드는 시민들에게 "일반표는 매진이고 입석표만 남았있다"며 설명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간신히 표를 구한 시민들은 혹시라도 열차를 놓칠세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대합실 앞에서 만난 회사원 강석훈(30)씨는 "마음은 벌써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에 가 있다"며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계시는 부모님에게 작지만 선물을 드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행복하다"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강씨는 이어 "회사에서 고향에 빨리 내려갈 수 있도록 배려해줘서 고맙다"며 "새해에는 가족과 친지, 회사 동료들 모두가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복을 곱게 입은 자녀들과 함께 대구행 열차를 기다리던 임도윤(40)씨는 "연휴가 긴 편이라 동생 부부랑 부모님이랑 같이 대구 근처에 있는 눈썰매장에 갈 계획"이라며 "부모님이 동대구역에 마중을 나오시기로 했다. 즐거운 설날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부산이 고향이라는 회사원 서정희(28·여)씨는 "시집가라는 부모님이 잔소리하시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한걸음에 고향에 달려가서 부모님에게 안아주고 싶다"며 "올해에는 멋진 남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웃음 지었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을 찾는 귀성객들의 발걸음도 분주했다.

한 손에 굴비세트를 들고 있던 회사원 차진철(34)씨는 "빨리 부모님을 만나고 싶다"며 "이번 설에는 가족 모두가 모여 행복한 설이 될 것 같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네 살배기 아이를 안은 박영선(35·여)씨 부부는 선물꾸러미와 짐을 가득 들고 버스로 향했다.

박씨는 "짐도 많고 버스를 타고 4시간 넘게 가야하지만 고향에 계신 부모님들 뵐 생각을 하면 아무렇지도 않다"며 "설날에 가족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재충전하겠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한국교통연구원이 전국 6800가구를 대상으로 벌인 전화 설문조사 결과 20~25일동안 귀성·귀경객이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3154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38만4000대의 차량이 수도권을 빠져나가고 고속도로 전체 통행량은 364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이번 설연휴 기간 동안 작년보다 약간 늘어난 하루평균 353만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해 귀성·귀경길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이번 설은 월요일이어서 귀성차량은 주말로 분산되는 반면 귀경차량은 설 당일과 연휴 마지막 날에 몰려 더욱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시간 운전할 경우 자주 휴게소에 들러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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