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사퇴·반쪽 비대위’ 두고 ‘극한 대립’

▲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 <사진자료=뉴시스>
[일요서울|고은별 기자] 통합진보당이 19대 총선 비례대표 부정경선 파문으로 존폐 위기에 몰린 가운데,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권파 중심의 당원비대위 출범과 관련, “당의 결정에 정면으로 도전하겠다는 뜻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당이 위기를 극복하고 혁신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선 함께 손을 잡고 몸부림을 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문제와 관련해서도 “당선자 두 분을 만나기 위해 계속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안 되고 있다”며 “사퇴 문제는 법적으로 제일 마지막 단계에서는 본인들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또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한 처벌조치와 관련해선 “어제 비대위에서 논의를 했다”며 “조사위를 꾸려 당기위원회에 제소하도록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 비대위원장은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출당조치 시 구 당권파가 반발하면 법적 분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혁신비대위 측도 법률 검토를 했고 당원의 당심이 대부분 혁신비대위로 쏠리고 있다”고 답해 출당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아울러 “구당권파 측과 소통하고 대화해 올바로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비대위의 역할”이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석기, 거듭 사퇴 거부…“철저한 진상조사로 진실 규명부터”

반면 당권파 핵심인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는 ‘사퇴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로 당과 자신이 비판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진보당을 둘러싼 색깔공세와 부정 의혹은 야권연대를 파괴하려는 불순한 음모”라고 주장했다.

그는 “(혁신 비상대책위원회의 권고에 따라)사퇴한다 해도 일련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문제가 악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사퇴한다고 해서 일련의 수많은 의혹이 해소돼 국민적 신뢰를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저희의 견해는 좀 다르다”고 말했다.

또 비당권파 중심의 혁신비대위가 자신을 포함한 경쟁명부 비례대표 당선자·후보자를 향해 이달 말까지 일괄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당의 명운이 걸린 문제인데 달리기 도착점이 있는 것처럼 기한을 정해 놓을 그런 사안이 아니지 않냐”며 “특정기관을 설치해서 사퇴 안 하면 엄청나게 선포하겠다는 방식이 과연 문제를 푸는 지혜로운 방법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퇴 거부 시 출당이 거론되고 있는 점에 대해선 “먼저 이 일(허술한 진상조사)을 해명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게, 힘을 모으는 게 당원들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라며 “당원의 마음을 먼저 모으는 것을 소홀히 한 채 일방적인 출당이 적절한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당선자는 혁신 비대위에 대항하는 ‘당원비대위를 구성했느냐’는 질문엔 “지금 비대위가 반쪽짜리 비대위라는 의견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다수의 의사와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당원 중심의 비상대책위가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들이 거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철저한 진실규명을 해서 날 것 그대로 보여드리면 우리 국민 여러분들이 좀 더 애정 어린 비판을 하거나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진실이 규명되면)거기에 대한 엄격한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이날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후보 사퇴문제와 당에 대한 지지철회 및 탈당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당원 절반에 가까운 3만여 명의 조합원들이 집단 탈당할 경우 당내 엄청난 파급력이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eb811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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