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l강휘호 기자] 1881년 대통령에 취임한 지 넉 달도 안 돼 총격을 받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의 제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가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들의 ‘의료사고’로 죽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작가 캔디스 밀러드는 1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출연해 “당시 가필드 대통령은 치명적인 총상을 입지 않았다”며 “의사들이 그를 가만 내버려뒀다면 틀림없이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밀러드의 주장은 가필드가 팔과 등에 입은 총상은 중요 장기를 하나도 스치지 않았다는 것. 그는 의사들이 더러운 손가락으로 가필드의 상처 부위를 찔러 대는 바람에 세균에 감염돼 숨졌다고 주장했다.

밀러드는 "12명의 의사가 대통령의 등에 박힌 총알을 빼내려고 소독하지 않은 손가락과 기구를 찔러넣었다"며 "특히 첫 번째 진찰은 기차역 바닥에서 이뤄졌는데 이보다 더 세균이 득실거리는 환경이 어딨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밀러드의 주장에는 당시 미국 의사들은 세균의 존재 자체를 믿지 않았다는 사실이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밀러드는 또 가필드가 병석에 누워있는 80일 간의 워싱턴의 더운 여름날씨도 가필드의 죽음에 한몫 했다며 "이때쯤 가필드는 온몸이 감염돼 고름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대통령의 상처 치료를 관장했었던 윌러드 블리스 박사의 무지와 고집을 비난했다.

블리스 박사는 사고 당시 가필드의 등에 박힌 총알을 빼내기 위해 전화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을 불러 벨이 발명한 금속탐지기 '인덕션 밸런스(induction balance)'로 총알을 찾아내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가필드 대통령은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금속 스프링으로 만들어진 침대에 누워 있었고, 밀러드는 “벨은 이사실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금속 탐지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보다 더한 것은 블리스 박사가 총알이 오른쪽에 박혀 있다고 믿고 벨에게도 오른쪽만 검사하도록 허락했지만 (부검결과에 따르면) 총알은 왼쪽에 박혀있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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