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 경선을 위한 ‘룰’의 전쟁에 빠져 있는 새누리당에 대해 국민 의구심이 크다. 대표적인 비박근혜계 주자 3인방이 갖는 국민 지지도를 다 합쳐도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10분의 1을 좀 넘는 수준인데 완전국민경선제를 끝내 고집하는 배경도 궁금하고, 굳이 못 받아들이는 이유도 쉽게 이해가 안가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

비박계 출마자들은 ‘오픈프라이머리’가 만능인 것처럼 경선 불참여를 선언하며 목을 다는 상황이다. 미국의 예를 말하기도 하지만 사실에 차이가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 주자들이 주장하는 미국의 오픈프라이머리 제도는 오히려 현재의 새누리당 경선 룰인 당심 50%·민심 50%를 반영한다는 규정이 미국의 예비선거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대의원 확보 방법에서도 승자 독식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를 우리나라에 도입하면 엄청난 후유증을 발생시킬 소지 또한 넓다. 새누리당 예비 주자들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다자구도일때 박근혜 40%·김문수 3%·정몽준 2.1%·이재오 0.8%로 나타났다. 그런 반면 비박계 주자들이 김문수로 단일화 하여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을 했을 경우엔 박근혜 52.1%·김문수 28.9%로 나오는 사실을 접할 수 있다.

다자구도에서 3% 밖에 안 나오는 김문수 지지율이 1대1 대결에서 이렇게 높게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오픈프라이머리에 참가하는 투표자 중에서 새누리당 지지 성향 투표자의 80.7%가 박근혜를 지지하고 16.5%가 김문수를 지지하는데 반해, 민주당 지지성향의 투표자들이 김문수 42% 박근혜 27.2%의 역선택을 하는 때문이다.

박근혜와 정몽준의 1대1 가상 대결에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 지지자들 중 90.1%가 박근혜 지지로 나타나고 6.7%만 정몽준을 지지했으나 민주당 지지성향 조사자들이 정몽준을 역선택 한 숫자가 배로 많았다. 이 결과로 박근혜 58.9% 정몽준 23.4% 구도가 됐다. 이처럼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이 되면 반대당의 역선택을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

설령 여야가 같은 날 경선을 실시한다고 해도 절대 강자인 박근혜를 떨어지게 만들기 위해 민주당 지지자는 물론, 진보·좌파 단체들을 망라한 반 박근혜 세력들이 총출동할 가능성이 높다. 비박계 주자들이 바로 이런 점에 기대를 걸고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 ‘적의 적은 나의 동지’라는 정치공학을 이용해 대반전의 뒤집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읽혀진다.

당헌 당규에 의해 경선토록 하자는 원칙고수론을 박근혜 옹고집으로 공격하는 비박계의 적전 분열현상이 도를 넘고 있다. 비박계가 그간 박근혜를 “독재자의 딸이다” “수첩 공주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사당이다”라고 비판을 반복해 온점에 대해 국민 정서 혼란이 심하다. 결국 새누리당 대권도전자들의 한 맺힌 분열이 정권 재창출을 불가능케 하고 말 것이란 전망이 쏟아진다.

혹시라도 새누리당 대권주자들 가운데 내가 아닐 바에야 차라리 야당이 재집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정도로까지 생각하는 사람이 없는지 모르겠다. 결혼을 안 하는 것조차 위선 같다고 말하는 새누리당의 경선 국면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