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 검증 주역, 검사출신 ‘싹쓸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한나라당 경선후보에 공식 등록함으로서 두 후보간의 검증논란이 더욱더 가열되고 있다.


검증논란에 불을 붙인 박근혜 전 대표 캠프는 법률자문위원장에 김기춘 의원이, 법률특보단장에 강신욱 변호사 등 법조 고위층 출신 변호사가 포진해 있다.

그러나 김 의원과 강 변호사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명단에만 올라 있을 뿐 실질적인 실무에는 관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치권 인사는 “김 의원은 고소·고발 등 주요사안에 대해서만 관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증 관련 법률 검토 등을 총괄하는 법률지원단장에는 유영하 변호사(45· 수성고, 연세대, 연수원 24기, 북부지검)와 손범규 변호사(41·숭실고, 연세대, 연수원 28기, 한나라당 부대변인)가 선임되었다.

각종 검증과 관련된 공격이나 방어는 검사출신의 유 변호사가 담당하고, 기타 법률 관련 정책등과 관련한 것은 손 변호사가 담당하기로 역할 분담이 되어 있다.
하지만 사실상 법률지원단 총괄 역할을 하고 있는 장본인은 박 캠프의 대변인으로 선임된 김재원 의원(43· 심인고, 서울대, 행시 31회, 연수원 26기, 중앙지검 검사).

김 의원은 ‘검증 전쟁’에서 박 전 대표를 방어하면서 이 전 시장 측 주장의 허점을 파고드는 등의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법률대리인 역할까지 수행할 예정이며, 각종 고소·고발과 관련한 검찰의 조사에 직접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에 합격한 특수부 검사 출신인 김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클린공천단장’으로 일하며 박 전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또 경선준비 위원회 대리인으로서 합의안을 만드는 데 기여해 박 전 대표의 신뢰가 더 깊어진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현재까지 검증 정국에 있어서 수세적인 위치에 있는 이명박 전 시장의 캠프의 경우, 법률지원위원장은 재선 최병국 의원(65·경남 울산, 부산고, 서울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맡고 있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오세경(47·동래고, 서울대, 연수원 16기, 부천지청 부장검사), 은진수 변호사(46·부산상고, 서울대, 연수원 20기, 동부지검 검사)와 공안부 검사 출신인 박준선(41·성동고, 서울대, 연수원 24기, 중앙지검 검사) 변호사는 법률지원단장으로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방어, 당 검증위원회 활동 지원 등 실무
를 맡고 있다.

은 변호사는 2002년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을 맡으면서 당시 서울 시장이던 이 전 시장과 업무 관계로 친분을 쌓았고 서울시 고문 변호사를 맡기도 했다.

오 변호사는 2005년 서울시 관련 변론을 맡으면서 이 전 시장과 가까워졌다. 철저하고 집요하게 사실관계를 조사해 변론 자료를 만드는 모습에 이 전 시장이 반했다는 후문도 있다.

박 변호사는 한나라당 법률자문역을 하다가 선거법 전문가를 찾던 이 전 시장의 눈에 들어 합류한 경우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7월 선거 캠프가 꾸려질 때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나라당 후보를 결정하게 될 검증논란의 공격과 수비를 주도하는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참모들이 모두 검사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얼마 전까지 한솥밥을 먹던 이들끼리 서로 공격하고 방어하는 식의 ‘검(檢)-검(檢) 전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 출신인 안강민(66·경기고, 서울대, 대검찰청 형사부장) 검증위원장에 이어 인천지검 특수부장 출신의 권성동 변호사(47·명륜고, 중앙대, 연수원 17기, 법무법인 서정)까지 검증 실무위원으로 가세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직 검찰이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정한다”는 등의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당의 대선후보를 확정하는 8월 20일까지 남은 시간은 50여일. 당 밖의 상대가 없는 상태에서 사활을 건 두 후보의 운명은 이제 검찰 출신 손에 달려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