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의원 “예산구조 바꿔야만 문제 해결 될 것”

▲ 지난해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 복구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도시락으로 끼니를 떼우는 모습 <사진 자료=뉴시스>
[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여념이 없는 소방관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아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소방방재청이 제출한 ‘16개 시도별 취사차 및 폐쇄텐트 보유현황’ 자료를 검토한 결과 4만 명 소방관의 식사와 휴식을 책임질 취사차와 폐쇄텐트는 각각 5대와 127동에 불과해 현장에서 근무하는 소방관들은 제대로 된 식사와 충전이 어려우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과 함께 예산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우면산 산사태 사건 발생 당시 도시락과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고 길가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사진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최소한의 소방관들의 식사와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일었다.

이에 소방방재청은 전국에서 활동하는 소방관들을 위한 취사차와 폐쇄텐트를 적극 구비하기로 약속했고, 정치권에서는 예산증액 등을 통해 이를 지원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16개 시도에서 보유하고 있는 취사차는 5대, 폐쇄텐트는 127동으로 매우 부족한 상태로서, 또다시 현장에서 근무하는 소방관들이 길거리에서 도시락을 먹어야만 하는 실정이다.

현재 전국 16개 시도에서 보유하고 있는 취사차는 총 5대로서 서울 1대, 경기 2대, 인천 1대, 경북 1대뿐이고 나머지 시도에서는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폐쇄텐트도 127동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인천, 광주, 대전, 울산, 강원, 충북, 전남, 경남, 제주는 단 한 동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사차와 폐쇄텐트가 있다고 해도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5일 오전 인천 서구 경서동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는 점심시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취사차는 보이지 않았으며 소방관들은 여전히 도로 가운데 설치된 천막에서 물과 사발면으로 점심을 대신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화재 현장 바로 앞에 LPG가스충전소가 있어 자칫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어 소방차 75대와 960여 명의 소방대원이 투입됐지만 이들은 여전히 길바닥에서 휴식을 취하고 밥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현 의원은 “지난해 수해현장에서 봐야만 했던 소방관들의 모습을 올해 수해현장에서 또다시 목격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많은 국민들이 지적하고 있다”며 “소방방재청은 예산부족이란 이유를 들고 있지만 문제의 근원은 예산이 증액돼도 소방보다 방재분야에 많이 편성하는 예산구조를 바꿔야만 하며, 이런 노력이 없을 경우 현장에서 힘들게 노력하는 소방관을 외면하는 소방예산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소방관 처우개선은 언제나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국정감사와 2013년 예산 심사 시 소방관 중심의 소방방재청의 정책과 예산편성을 통해 열악한 소방관들의 처우개선을 현실화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un618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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