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측근 박선숙, 孫측근 정장선, GT계 다수 참여

▲ 박선숙 전 민주통합당 의원 <사진자료=뉴시스>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지난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후보가 캠프 구성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안 후보는 출마 선언 다음날인 20일 박선숙 전 의원을 선거총괄본부장(공식 직함은 추후 결정) 격에 임명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박 전 의원은 민주통합당 내 대표적 전략통으로 손꼽힌다. 지난 4·11총선에서는 야권 단일화 협상 실무단 대표를 맡았고, 당 사무총장과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내며 총선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박 본부장을 비롯해 일부 실장 및 팀장급 인선도 함께 단행했다. 안 후보의 최측근인 조광희 변호사는 비서실장에 임명됐으며, 네거티브 공세 대응팀으로 활동했던 금태섭 변호사는 상황실장에 인선됐다.

그간 ‘안철수의 입’으로 활동했던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공식 대변인으로 임명됐으며, 민변 최초 여성 사무총장을 지낸 정연순 변호사도 유 대변인과 함께 공동 대변인을 맡게 됐다.

또한 인터넷 언론 출신으로 최근까지 안랩(옛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을 지낸 이숙현씨는 최근 회사를 그만둔 뒤 안철수 캠프의 부대변인으로 임명됐으며, 지난해 10·26재보선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선거 전략을 맡은 김윤재 변호사는 전략커뮤니케이션팀에 합류했다.

이밖에도 한형민 전 청와대 행정관은 기획팀장을 맡고, 김근태계 분류되는 허영 전 강원도지사 비서실장은 수행과 일정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안철수 캠프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포섭하는 등 새로운 인물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울러 정책 자문단 및 각계각층 인사가 포함된 ‘멘토단’도 함께 구성할 계획이다. 이 작업에는 금태섭 변호사와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있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현재 정운찬 전 총리가 충청출신으로 안 후보와 교감을 쌓고 있다. 비록 정 전 총리가 “안 원장과 손잡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안 원장과 가까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부산에서는 김영춘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 그와 교분을 맺고 있으며, 호남에서는 그의 멘토로 잘 알려진 김효석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 안 원장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손학규 상임고문의 최측근인 3선의 정장선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 안 원장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안 원장의 든든한 정치적 동반자라는 점에서 어떻게든 역할을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박원순 캠프에서 활동했던 상당수 인물들이 안철수 캠프에 합류한 점은 이러한 상황을 잘 방증한다. 박선숙 본부장은 박원순 후보 캠프에서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으며, 조광희 비서실장은 법률특보를 맡았다. 유민영 대변인은 공보를 담당했으며, 금태섭 변호사와 한형민 전 행정관도 박원순 시장의 선거를 도왔다.

정연순 공동대변인의 경우 박원순 캠프에서 활동한 경험은 없지만 그의 남편이 박원순 시장이 주도한 총선시민연대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등 박 시장과 가깝다. 안철수 캠프에 최근 합류한 김윤재 변호사는 박원순 캠프에서 전략을 담당했던 인물로 유명하다.

상황이 이러니 일각에선 안철수 원장이 박원순 캠프 조직을 그대로 인수해 선거를 치르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안철수 캠프에 김근태계 인사들이 상당수 포진돼 있다는 점에서 향후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등 GT(김근태)계 인사들이 실질적인 후단협(후보단일화 추진협의회)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안철수 캠프 본부장에 박선숙 전 의원이 인선된 것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내 전·현직 의원급 인사 가운데 안 후보 캠프에 합류한 탈당 1호가 DJ의 최측근 인사이자 당의 총선 실무책임자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당 일각에서는 박 전 의원의 ‘안철수 캠프행’이 연쇄 탈당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으며, ‘민주당 인사 빼가기’에 대한 볼멘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당내 많은 분들이 오늘 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오랫동안 같이 했던 분인데…”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으며, 박용진 대변인은 “당은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박 본부장이 안 원장과 민주통합당 사이의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보이고 있다.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당으로서는 박 전 의원 등이 안 후보 측으로 간 것이 섭섭하다”면서도 “크게 보면 박 전 의원 등이 단일화를 위한 역할을 하는 것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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