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성 기업어음 발행 의혹과 관련해 구자원 LIG 그룹 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서울=뉴시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LIG그룹이 수백억원대 기업어음(CP) 부정발행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구자원(77) LIG그룹 회장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윤석열 부장검사)18일 구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94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청사에 도착한 구 회장은 사기성 CP발행 사실을 알고 있었냐는 취재진질문에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구 회장은 또 ‘CP 발행과정에서의 분식회계 및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질문에 고개를 저어 혐의를 부인했고 두 아들은 전혀 몰랐나라는 질문 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구 회장을 상대로 LIG건설의 기업어음 발행에 관여했거나 보고를 받은 적이 있었는 지와 법정관리를 앞둔 LIG건설의 기업어음을 발행한 이유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를 통한 부당 자금지원 또는 분식회계가 이뤄졌는지, 비자금 조성이 있었는지도 캐묻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228~ 310LIG건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신청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LIG건설 명의로 약 242억 원 상당의 CP를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LIG건설이 발행한 2000억 원 대의 CP 1876억여 원은 회생절차 신청으로 결국 부도 처리됐다.

앞서 검찰은 전날 구 회장의 장남 구본상(42) LIG넥스원 부회장과 차남 구본엽(40) LIG건설 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이날 오전 5시께 까지 19시간 가량 조사를 진행했다.

구 부회장 등은 검찰 조사에 앞서 “CP 발행은 법정관리 이후에 들었다면서 분식회계는 들어본 적도 없고 비자금은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다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구 회장 등 총수 일가가 법정관리 신청 전인 지난해 초 LIG건설 명의로 242억 원 상당의 CP를 발행한 것이 다른 계열사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보고 있다.

LIG건설은 2010년 당시 향후 상장 조건으로 1247억 원을 투자받으면서 신용보증용으로 LIG넥스원과 LIG손해보험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그러나 LIG건설이 법정관리위기에 몰리자 총수 일가는 그전에 이를 되찾기 위해 사기성 CP발행을 지시했다 것.

검찰은 이날 구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한 뒤 총수 일가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 여부 등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검찰 청사에는 CP발행 피해자 20여명 몰려와 구자원 회장을 즉각 구속 수사하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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