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됨에 따라 정치판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세일)은 지난달 28일 김도종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발제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평가와 이후 정국동향’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김 교수는 서울시장 선거 결과와 관련해 “반한나라당, 비민주당 정서가 나타난 ‘박원순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2010년 지방선거와 지난 4월 보궐선거,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통해 여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표출됐고, 청와대의 정무 능력 부재가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의 영향력은 약하게 나타났다고 지적하며 정책선거는 완전히 실종된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 경선에서 야권통합이라는 명분 때문에 큰 타격을 입었고 한나라당은 선거 운동이 시작됐을 때부터 선대본부가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않았으며, 무조건 네거티브 폭로전으로 갔기 때문에 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투표율과 관련해선 “선거 당일 전체 투표자의 12%가 7~8시 사이에 투표했고 그 결과 7.2%p 차이로 대패한 것은 지난해 지방선거의 투표율을 감안하면, 나 후보가 얻을 수 있는 표를 다 얻은 셈”이라며 “박 후보는 5%의 지지율을 50일 만에 53%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선거의 연령대별 투표율 변화에 따르면 20~30대 투표율이 급격히 늘어나고, 40~60대는 정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결국 선거의 승패는 40대가 결정한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20~30대의 투표율을 잡지 못한 것은 분명하지만, 나는 한나라당 사람들한테 40대를 잡으라고 말한다. 앞으로도 선거 승패는 40대가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17대 총선 때 서울에서는 한나라당 16명, 열린우리당 32명이었던 반면, 18대 총선 때는 한나라당 40명, 민주당 7명이 당선됐지만 내년 19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선전해도 11~12석 정도 확보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향후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박근혜 대세론’이 꺾이는 여부와 상관없이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하며, 그것이 곧 한나라당의 분열을 막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번 선거 결과로 가장 큰 위기를 맞은 것은 민주당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수도권 정당’을 추구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 위기의식이 표출됐고, 당의 한계를 맞게 됐다. 그는 이와 관련, “겉으로는 승리의 기쁨이 있지만 속으로는 큰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더불어 야권통합 과정까지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면 위기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호남세력을 기반으로 한 변화가 민주당에 가장 안전하며 오는 12월 전당대회에서 호남세력이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더불어 제3섹터의 형성은 조직, 자금, 서울 외 지역에서의 흡인력 등이 우선돼야 하며 ‘SNS, 40대 중심의 정책선거’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리 기자] oymoo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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