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제약 본사 <사진= 일요서울DB>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동아제약이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국민연금 등 주요 투자자들이 주주가치 훼손 우려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국민연금 등에 따르면 동아제약 주요 주주들은 동아제약이 발표한 지주사 전환 계획이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그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동아제약에서 돈 버는 부분을 때어내 지주사 아래에 비상장사를 신설하겠다는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아제약은 지난 10월 동아제약을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에스티로 분할하는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또 홀딩스 아래 신규 비상자사인 동아제약을 신설해 박카스와 일반약 사업을 넘기고 동아에스티에는 전문약 부분만 남기기로 했다.

현재 주주들은 지분의 63%는 동아에스티의 주식으로 나머지 약 37%는 홀딩스 주식을 받게 된다.

동아제약이 공시한 분할보고서에 따르면 신설 동아제약은 현재 동아제약의 매출 32.5%가 이전되고 영업이익은 83.9%를 가져간다. 반면 상장 사업자회사인 동아에스티는 매출액이 전환 이전 대비 33%(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84% 각각 줄어들게 된다.

이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 사업자회사는 성장성이 악화되지만 신설 동아제약은 건전성과 수익성이 우수한 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탄생하게 된다.

더욱이 신설 비상장사로 분리되는 자산은 6.9%밖에 되지 않고 차임금도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지주사 전환의 경우 사업을 수행하지 않는 지주사는 주가가 점차 떨어지는 반면 사업자회사의 주식은 상승세를 타게 된다.

하지만 동아제약의 경우 제약업계 1위 브랜드 파워와 캐시카우인 박카스 사업을 홀딩스 소속 비상장 법인에 넘기기 때문에 투자자가 사업자회사 주식만 선택할 경우 지주회사 전환 이전에 비해 주식 가치가 낮아 질 수 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또 동아제약이 취약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대주주는 3자 배정 유상증사 방식으로 최대주주 우호 지분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여 늘어난 주식만큼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 현재 강신호 회장 외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14.64%(우선주 포함)로 지주사 전환 후에도 30~40% 지분확보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신설법인을 통해 고수익 사업을 분리, 대주주의 영향력 아래로 옮기게 되면서 동아제약의 지주사 전환은 투자자에는 불리하고 대주주에게는 유리한 방식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28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주주 강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14.64%(우선주 포함)에 불과해 국민연금(9.39%), 한미약품(8.71%, 우호지분 포함 약 13.7%), 녹십자(4.2%) 등의 주요 주주들이 반대하면 지주사 전환안은 가결 요건인 3분의 2에 미달해 부결된다.

현재 한미약품과 녹십자 등 주요 주주들은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서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이에 대해 동아제약 관계자는 모든 주주에게 사업자회사 동아에스티와 홀딩스 주식을 동등하게 배분하기 때문에 투자자의 전체주식 가치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며 홀딩스 주식을 원하는 주주는 계속 보유하면 된다고 말했다.

신설 동아제약 분리는 일반약 부문을 전문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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