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유치한 세계적인 석학 노벨상 수상자 Robert Laughlin 총장은 “현대 교육의 중심 목표중 하나는 젊은이들을 국제인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있다. 이는 미국 같은 큰 나라에서도 그렇지만 국내시장이 좁고 물건을 해외에 팔아 성장하는 한국 같은 나라는 특히 그러하다. 필요할 때에 국제형 인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세계화가 진정 의미하는 바다. 이는 또한 온 세상의 부모들이 영어 교육에 사로잡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제 공부도 경제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실용 학문이라야 경쟁력이 있다. 많은 사람이 유학 가는 미국 등 선진국 보다 향후 진출 가능성이 많은 필리핀 등 저개발국이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다해외 유학이란 현지에서 머물며 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고 그곳의 동료 학생들이나 사람들과 교류하며 학문을 익히는 것을 말한다.

이런 점에서 비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수준 높은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특성화된 교육 내용이나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국가의 대학으로 유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 최강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중 유럽의 수많은 지식인들이 전쟁의 불안과 인종 차별 때문에 평등의 땅, 자유의 땅인 미국으로 이민하여 지식 강대국이 되고 그에 바탕하여 기술 강대국이 된 것이다. 그런데 선진국이 된 지금의 상태에서는 세계화라는 신자유주의 시장 개방이라는 기치를 내걸면서도 그와는 상반되게 테러로부터의 국가 안전이나 첨단 기술의 지적 재산권 보호라는 입장을 고수하여 외국인에게 유학의 기회를 엄격히 심사하여 줄여가고 있다. 또한 강대국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시시때때로 변할 수 있는 정책에 의해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유학생과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리 편하게 선택하기 어렵게 되어 가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 안전하고 문화와 지식의 수준도 높은 유학 후보지로는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이 있다. 각 국가가 나름대로 훌륭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좋은 자연 환경도 가지고 있기에 독특한 장단점을 고려하여 유학의 후보지로 고려해 볼 만하다. 지금 현재 미국, 영국 등 영어권 대학 유학에는 등록금, 하숙비, 항공료 등을 포함해 연간 5만달러 내외가 필요하다. 그러나 영어 공용어 국가인 필리핀 대학 유학에는 등록금, 하숙비, 항공료 등을 포함해 연간 1만달러 정도면 가능하다비용과 서비스의 질을 획일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선택될 수 있는 국가는 단연 필리핀이다. 현재 필리핀에는 한국인 어학 연수생을 위한 어학연수원들이 성업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곳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필리핀 안에 있는 우수한 대학의 특성 학과에 진학하는 길이 열린다면 저비용으로 유학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우리의 의식 속에 일류지상주의 또는 사대주의라 할 수 있는 측면이 있음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성공하기를 기피하는 사람도 없다할 것이다. 하지만 개개인은 자신이 처한 상황이 특수하기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잘 살펴서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보면, 교육이 개방되는 국제화의 시대에, 우리는 교육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국가로의 유학을 진지하게 고려해 보는 것도 유익한 일이지 않겠는가?국가적으로,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앞 대열에 서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인력 양성이 그러한 목적 달성을 뒷받침하는 수단이다. 2005학년도 대입을 위한 수능 시험을 마친 시점에서, 우리는 휴대전화기를 이용한 조직적인 시험 부정과 대리 시험이라는 불행한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자유 사회에서 경쟁은 불가피한 요소이지만, 그와 같은 범죄적인 극단적인 현상을 근원적으로 피할 수 있는 대책이 있다면 무엇일까? 교육 개방과 관련해서, 우리나라의 교육의 내재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도 있을 필리핀과 같은 국가로의 다변화된 유학이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종천 한국-사우디 친선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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