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외 매수세가 몰려 원-달러 환율이 1,090원대 초반까지 급등한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전광판에 원-달러 거래 금액이 표시 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의 주식, 부동산, 외환시장 등에서 회복세를 보이며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한국 경제는 전방위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빠져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추락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세계경기 회복 국면에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경기회복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2월부터 11개월 연속 떨어졌다. 여기에 하락 폭도 심화돼 지난해 20.3%에서 4월부터는 하락률이 1%대로 올라섰고 9월부터는 4개월 연속 2%대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특히 12월에는 2.9% 떨어졌다.

반면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독일 등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고 홍콩과 신흥국 부동산 경기는 과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부동산 경기지표인 신규주택가격은 지난해 1~2월 마이너스(-)를 나타냈지만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지난해 9월부터는 10%이상의 상승률 기록해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중국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 폭이 크게 줄어 지난해 1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0.1% 내리는데 그쳤다.

유럽지역도 상대적으로 부동산 시장 회복이 더디지만 주요국인 독일 등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 주택가격은 지난해 32.3%, 63.5%, 92.7% 상승하는 등 2011년 이후 꾸준히 2~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홍콩은 지난해 1223.7% 상승하는 등 아시아 신흥국은 과열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긍정적으로 자극하고 있지만 한국의 주택가격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해 한국경제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이 침체하면 가계소비와 경제의 여러 부문이 악화돼 결국 증시하락과 은행권 부실로 연결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경기 회복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한국의 주식, 채권, 외환시장도 전 세계 증시와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경기 회복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는 세계 주요국들이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자국 화폐 가치 절하를 유도하면서 한국 수출기업들은 원화강세에 수익성이 악화 되는 위기를 겪으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최대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도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0~1060원에서 움직이면 올해 영업이익이 3조 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 이슈까지 겹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계 자금이 대량 이탈하고 있다. 한국 증시는 선진국 증시로 분류되면서 신흥국으로 분류됐을 때의 혜택이 줄었다. 이에 지난 24일부터 4거래일간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만 12318억 원에 달한다.

반면 채권시장의 경우 나홀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경기전망 개선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식 시장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 시장은 여전히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지표물인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3.0% 밑으로 떨어져 연 2.99%까지 하락했다. 반면 같은 날 미국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10bp(1bp=0.01%) 오르면서 약세를 보였다.

이처럼 올해 한국 경기 둔화 우려가 나타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 수준으로 수정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29일 블룸버그 통신은 호에코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이 지난주 한국 정부 당국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약 3%로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IMF는 지난해 9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3.9%로 전망했으며 한달 뒤에는 0.3%포인트 낮춘 3.6%를 전망치로 내놓은 바 있다.

한국은행도 ‘2013년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규모가 32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해 지난해(4325000만 달러)보다 100억 달러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경기 위축으로 수입수요가 위축된 반면, 올해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자본재와 원자재 수입이 크게 증가해 흑자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엔 환율이 1% 떨어질 때마다 우리나라 수출도 1%가까이 줄어든다고 예측했다.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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